“‘부산 전세사기’ 조직적 범행에 신용불량자 전락…엄벌 촉구”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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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피해자 5일 부산지법 앞서 기자회견
“비주거용 오피스텔…국가 지원 못 받아
공인중개사, 은행원, 법인 등 모두 공범”

5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앞에서 열린 ‘부산판 빌라왕 조직적 전세사기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안준영 기자 5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앞에서 열린 ‘부산판 빌라왕 조직적 전세사기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안준영 기자

“치밀하고 조직적인 전세사기 범행에 수백 명의 사회초년생들은 큰 빚을 지고 갈 곳 없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습니다.”

5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앞에서 열린 ‘부산판 빌라왕 조직적 전세사기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20대 전세 피해자는 이렇게 호소했다. 이 여성은 “안전 매물이라며 영업하던 공인중개사는 연락이 되지 않고, 대표가 부동산 거대 자산가라며 인감을 들고 다니던 직원 대리인은 당당하게도 ‘앞으로 연락을 하지 마라’고 한다”며 “피해자들 대다수가 비주거용 오피스텔이라 국가 지원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오는 11일 법인 대표로 등록돼 있던 30대 남성 이 모 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씨는 부산지역 6개 오피스텔에서 피해자 62명으로부터 보증금 약 62억여 원을 받아 부당 취득한 혐의(사기)로 기소됐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200세대 가까이가 이 씨 일당으로부터 전세사기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직업은 배달 대행기사일 뿐이고, 명의만 빌려달라는 지인의 부탁에 응한 것이라 실제 계약 체결 과정 등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사전에 계획된 조직적 범행이라고 보고 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바지사장인 이 씨는 물론이고 공인중개사, 대출을 실행한 은행원, 대표 인감을 들고 다니던 직원, 존재하지도 않던 법인 등이 조직적으로 기획한 전세사기 사건”이라며 “파렴치한 사기에 가담한 모든 일당에 대해 재판부의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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