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비상계획구역 지자체’, 인구 대비 ‘갑상샘 방호약품’ 비축량 200만개 이상 부족
27개 기초 지자체 중 최소 비축량 미달 12곳
포항시는 전체 인구 대비 0.6% 비축에 그쳐
이정문 의원 “방호약품 최소 비축 기준 개정해야”
'발전용 원자로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되는 기초 지자체 27곳 가운데 전체 인구 기준 갑상샘 방호 약품 최소 비축량에 미치지 못한 지자체는 12곳으로, 부족량은 약 22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전경. 부산일보DB
방사능 재난 등에 대비하기 위해 지자체가 비축하는 갑상샘 방호 약품이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되는 기초 지자체 27곳의 전체 인구에 대비해 200만 개 이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축량은 현행 ‘방사능방재법’에 따른 규정 위반은 아니지만, 예기치 못한 방사능 재난에 빈틈없이 대응하기 위해서는 갑상샘 방호 약품 최소 비축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정문 의원실 제공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충남 천안병)이 원자력안전위원회·지자체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발전용 원자로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되는 기초 지자체 27곳 가운데 전체 인구 기준 갑상샘 방호 약품 최소 비축량에 미치지 못한 지자체는 12곳으로, 부족량은 약 22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 원전은 부산시 동구·부산진구, 월성 원전은 울산시 울주군과 경북 경주시·포항시, 한울 원전은 경북 울진군·봉화군과 강원 삼척시, 한빛 원전은 전남 무안군·장성군·함평군과 전북 부안군이 지자체 전체 인구 대비 갑상샘 방호 약품 최소 비축량에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경북 포항시(0.6%)와 전남 무안군(0.3%)은 전체 인구 대비 갑상샘 방호 약품 비축량이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이 방사선비상계획구역 포함 지자체 전체 인구에 필요한 방호 약품 비축량과 실제 비축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갑상샘 방호 약품 최소 비축 기준이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최대 범위(반경 30km 이하)에 거주하는 인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일부 지역만 포함되는 지자체의 경우, 전체 인구가 아닌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된 일부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에 대해서만 방호 약품을 비축하면 기준을 충족한다.
이정문 의원실 제공
실제로 지자체 전체 인구와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 인구 차이는 최소 4만 명에서 최대 70만 명까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 거주 인구 취합을 위해 지자체는 주기적으로 해당 구역 거주 인구를 파악하고 이를 원안위에 보고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지자체에서는 주기적으로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 거주 인구 파악을 위해 행정력을 동원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실제 방사능 재난 발생시 지자체 내 인구 이동량이 커질 가능성이 크기에 일부 지역만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되는 지자체도 전체 인구에 대한 갑상샘 방호 약품을 비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실제 고용량 갑상샘 방호 약품 1정당 250원인 것을 고려하면, 방사선 비상계획구역 내 지자체 전체 인구에게 보급할 갑상샘 방호 약품 부족량 약 220만 개에 대한 추가 구입 예산은 약 5억 5000만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정문 의원은 “예기치 못한 방사능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방사능 방호 약품을 추가로 구매해도 모자랄 판에 원안위는 오히려 내년 방사능 방호 약품 구매 예산(7억 4800만 원 편성)을 올해(16억 2500만 원)보다 50% 넘게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 지자체 전체 인구에 대한 갑상샘 방호 약품을 구비해도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예산은 5억 원 내외인 만큼, 갑상샘 방호 약품 비축 기준을 '방사선계획구역 내 거주인구'에서 '방사선계획구역 포함 지자체 전체 인구'로 개정하여 빈틈없는 방사능 재난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