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적린·카본 코팅으로 고효율 흑연 음극재 만든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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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욱 교수팀, 리튬 이온 전도도 높여 배터리 안정성 확보
고속 충·방전 테스트서 99.8% 쿨롱 효율 보여… ‘ACS Energy Lett.’ 게재

[연구진] 왼쪽부터 이현욱 교수, 제 1저자 김민호 연구원, 제 1저자 김주영 연구원. UNIST 제공 [연구진] 왼쪽부터 이현욱 교수, 제 1저자 김민호 연구원, 제 1저자 김주영 연구원. UNIST 제공

적린(붉은인)과 카본 코팅으로 배터리 충전 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흑연 음극재가 새롭게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팀이 기화-응결 방법을 이용해 적린과 카본이 코팅된 다공성 흑연 음극재인 '흑연-인 복합체'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된 복합체는 적린과 카본 코팅층의 이점을 이용해 흑연 표면에 생성되는 전자와 리튬 이온의 전도도를 높인다. 전도도가 높아지면 배터리를 고속 충전할 시 전극 표면에만 집중되던 리튬 이온을 확산시켜 충전을 균일하게 만든다. 또 배터리에 문제를 일으키는 수지상 형성도 억제해 안정성도 향상할 수 있다.


그림. 흑연과 흑연-인 복합체의 저속 및 고속 충방전 성능 비교. 충·방전 시의 흑연과 흑연-인 복합체의 고속 충전에 따른 과전압과 전극 내부 확산 양상을 비교한 그림이다. 고속 충전 시 표면의 리튬 이온 집중 현상으로 인해 과전압이 커지는 흑연에 비해 흑연-인 복합체의 과전압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보여준다. 또한, 실시간 광학현미경 관찰을 통해 고속 충전 시 흑연 전극의 표면에 수지상 리튬이 전착이 되는 반면에, 흑연-인 복합체는 내부로 리튬 이온이 잘 확산되며 반응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UNIST 제공 그림. 흑연과 흑연-인 복합체의 저속 및 고속 충방전 성능 비교. 충·방전 시의 흑연과 흑연-인 복합체의 고속 충전에 따른 과전압과 전극 내부 확산 양상을 비교한 그림이다. 고속 충전 시 표면의 리튬 이온 집중 현상으로 인해 과전압이 커지는 흑연에 비해 흑연-인 복합체의 과전압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보여준다. 또한, 실시간 광학현미경 관찰을 통해 고속 충전 시 흑연 전극의 표면에 수지상 리튬이 전착이 되는 반면에, 흑연-인 복합체는 내부로 리튬 이온이 잘 확산되며 반응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UNIST 제공

연구팀은 적린의 낮은 끓는점을 활용해 인 성분을 흑연 표면에 균일하게 증착시켰다. 석영관을 녹여 흑연과 적린을 밀폐시킨 후 끓는점 이상으로 온도를 가하면 적린이 기화된다. 기화된 적린은 흑연을 균일하게 감싸고, 온도를 내리면 증착이 이뤄진다.

연구팀은 여기에 원유를 분리할 때 생기는 잔류물인 '석유계 피치'를 추가로 코팅해 적린의 부반응이 제어된 흑연-인 복합체를 완성했다.

연구팀이 실시간 광학현미경과 이미지 프로세싱으로 분석한 결과 흑연은 충전에 따라 색상이 변화하는데, 복합체는 색상 분포가 깊이별로 균일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고속 충전 시에도 수지상 형성 없이 안정적으로 충전이 이뤄졌다.

1000사이클 이상의 장기 고속 충·방전 테스트에서는 94.4%의 용량을 유지하고, 99.8%의 쿨롱 효율(배터리 충·방전 시 충전 대비 방전 용량의 비율)을 보여 높은 내구성을 보였다.

이현욱 교수는 "흑연의 에너지 밀도와 고속 충전을 위한 연구는 흑연 기반 음극재 시장의 핵심 인자"라며 "저렴한 적린과 카본을 코팅한 흑연 음극재 개발이 배터리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지난 8월 29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연구는 UNIST 미래선도형 특성화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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