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줄어든 전세 수요… 오피스텔 거래 말랐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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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8월 매매 거래량 2002건
2년 전 4300건에서 반토막 수준
DSR 규제 포함·고금리 시장 위축
수요 줄면 공급 늘리기도 어려워

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주자 격인 오피스텔 시장이 크게 축소됐다. 고금리로 인한 부담이 커진데다 전세사기로 인한 임차 수요가 줄며 투자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8월 기준 부산의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2002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3159건, 2021년 4288건에 비해 대폭 감소한 수치다.

이는 전국적으로 비슷하다. 전국의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2021년 4만 3124건, 2022년 3만 3939건, 올해 1만 7853건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오피스텔은 2021년 아파트 시장의 가격 급등으로 인한 규제가 심해지자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누리며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2022년 들어 오피스텔도 DSR규제 대상에 포함됐고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서 불거진 역전세, 전세사기 위험이 임차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연초 주택시장 규제 완화가 아파트 시장에 집중되면서 아파트의 대체재인 오피스텔의 매력이 낮아진 것이 거래 급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말 발표된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단기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에 건설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업여건이 개선되면 입지, 사업성에 따라 움츠러들었던 공급이 풀릴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수요 진작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오피스텔이 대부분 도심에 위치하고, 아파트 청약 시 주택수에서 제외되는 등 젊은 층의 주거사다리로 자리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급 위축으로 주거 선택 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8월 부산에서 분양된 오피스텔은 49가구에 불과하다. 지난해 2743가구, 2021년 175가구, 2020년 3035가구를 분양했다.

2020년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2021년 물량을 앞당겨 분양한 것을 고려하면 매년 평균적으로 2000가구 수준으로 공급됐다. 하지만 최근 오피스텔이 시장에서 외면당하자 이에 따른 공급 물량도 크게 줄어드는 모양새다. 규제 완화 등의 조치가 없을 경우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아파트를 구입하기에 자금력이 부족한 청년층이 도심에서 생활할 수 있는 대안으로 오피스텔 공급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오피스텔이 아파트로 가기 전 단계로 활용되고 있어 오피스텔 공급이 크게 줄면 청년, 신혼부부 등이 도심에 거주할 수 있는 주요 수단 중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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