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4% 급등… 불황 기름 붓는 악재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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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상황 따라 유가 변동폭 달라질 듯
9일 대한항공 텔아비브 운항 일단 취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9일 8시1분 현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4.3% 상승한 배럴당 86.35달러에 거래됐다. 사진은 9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9일 8시1분 현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4.3% 상승한 배럴당 86.35달러에 거래됐다. 사진은 9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후 양측 충돌이 격화되자 정부와 산업계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힘겹게 버텨오던 세계경제는 또다시 새로운 위험에 직면했고, 한국 경제는 이에 직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오후 ‘석유·가스 긴급 수급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산업부는 분쟁 지역이 국내 주요 원유·가스 도입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떨어져 있는 만큼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으로 분석했다. 현재 중동 인근에서 항해 또는 선적 중인 유조선과 LNG 운반선도 모두 정상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이럴 경우 이란이 전 세계 석유의 20%가 지나다니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도 한국은행·금융위원회 등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기재부는 “오후 1시 30분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4.03% 올라 국제유가 변동 폭이 확대됐으나 사태 초기인 점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국 증시 상하이종합은 0.44% 하락했으나 호주 증시는 오히려 0.23% 오르는 등 이번 사태에 큰 영향은 없는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금은 강세를 보이고, 국제 곡물과 각종 원자재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향후 사태 전개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높은 경계심을 갖고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1973년 발발한 제4차 중동전쟁은 제1차 오일쇼크를 불러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쟁이 확전되지만 않는다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결국 사태의 확전 여부가 변수인 셈이다.

이스라엘에 진출한 한국 주요 기업들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인천∼텔아비브 노선을 주 3회 운항 중인 대한항공은 9일 출발 예정이던 인천발 텔아비브행 항공편(KE957) 운항을 취소했다. 이후 운항 여부는 10일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에 판매 또는 연구개발(R&D) 거점을 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으며 현지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스라엘에 R&D 센터와 삼성리서치이스라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자동차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 역시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들은 아직은 직접적인 피해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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