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거꾸로 간다] 노인교육의 필요성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한동희 노인생활과학연구소 대표

은연중에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거나 낯선 장면 혹은 어이가 없을 때 세대와 관계없이 나오는 말이다. 빈도를 따지자면 노인세대가 더 자주 말한다. 너무 빠른 세상의 변화에 항변하고 싶을 때, 세대 차를 느낄 때, 젊은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한 장면이 현실로 나타났을 때 등등일 것이다.

그렇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노인 인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고, 인생 주기 중 노년기가 가장 길어졌다. 100세 노인이 9000명에 육박했고,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장기요양보험 대상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역시 지자체별로 현행보다 배로 늘려나가는 새로운 법을 제정하고 있다. 병원, 여행지, 어디를 가도 노인이 많다. 부산 16개 지자체 대부분의 노인 인구가 20%를 넘었다. 노인에 대한 인식개선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인 인구는 증가하는데 세상은 디지털대전환의 시대로 가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긍정적 노년을 선물하겠지만, 당사자인 노인은 쉽지 않는 도전을 해야 할 것이다. 식당을 가도 키오스크와 씨름해야 하고, 자존심을 죽여가며 새로운 단말기 사용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손주와의 대화는 카톡이 아니면 어렵고, 보이스피싱은 일상을 위협한다. 디지털대전환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은 세상과 담을 점점 높게 쌓게 될 것이다.

길어진 노년을 위해 균형 잡힌 식생활, 운동, 건강관리, 경제관리, 부부, 가족관계, 사회성 훈련, 인지훈련, 의사소통 등 학습해야 할 영역이 더 많아지고 있다. 40~50년을 노년으로 생활해야 한다면 교육 체계도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지역 복지관과 노인대학이 평생교육 차원의 장을 제공했다면 이제부터는 대학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구된다. 여가 차원이 아니라 보다 궁극적으로 노년을 재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인일자리의 경우도 지속 가능한 안정적인 일자리를 위한 기술훈련이 필요하다. 여기에도 노인교육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인교육은 은퇴와 함께 제공됨이 바람직하다. 능동적이고 지역사회에 자원이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노인이 많은 사회는 희망적 사회가 될 것이다.

노인교육을 여가 활용에만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소외되고 열악한 사회구성원을 보담을 수 있는 자원으로 육성해야 한다. 일부 특수 계층의 노인만을 위한 교육이 돼서는 안된다. 교육정보, 강사양성, 교육환경, 교육과정 등 보다 체계적으로 노인교육이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길어진 노년이 재앙이 아니라 노인이 우리사회에 사회적 자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