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돌격대장’ 안권수, 1년 동행 마감… 눈물 속 팬들과 이별(종합)
재일교포 3세로 병역법 제약
11일 사직서 마지막 홈경기
“한국 생활 4년 잊지 못할 것”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돌격대장’ 안권수(29)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팬들에게 이별을 알렸다. 안권수는 1년 동안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 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사직구장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롯데는 지난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3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치렀다. 주중 경기임에도 사직구장에는 1만 명에 가까운 관중들이 입장했다. 롯데는 이날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4-3 대승을 거뒀다. 롯데는 광주와 대전에서의 원정 4경기를 끝으로 2023시즌을 마무리 한다.
이날 안권수는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사직구장에는 안권수의 등장곡으로 그룹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은 등장곡을 따라 부르며 안권수의 활약을 응원했다. 안권수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외야 수비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안권수와 롯데의 이별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재일교포 3세인 안권수(1993년생)는 현행 병역법(제128조)에 따라 3년 넘게 국내에 머무를 경우 재외국민 2세 자격이 취소되고, 국외 이주자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한국에서의 영리 활동과 체류 기간에 제한을 받는다. KBO리그에서 계속 선수로 뛰려면 올해 안에 군대를 가야 하는 입장이다. 안권수는 올 시즌 KBO리그가 끝나면 아내와 아들이 있는 일본으로 돌아가 휴식하며 향후 계획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안권수는 2020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두산 베에스에 지명되며 한국에 데뷔했다. 안권수는 특유의 성실함과 활발한 성격으로 곧장 한국 야구에 적응했다. 안권수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두산에서 방출됐고, 롯데는 한국에서의 활동 기간이 1년 남은 안권수와 연봉 8000만 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안권수는 11일 경기가 끝난 뒤 그동안 참아 왔던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연호하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떠나지 않고 박수를 보냈다.
안권수는 “가장 먼저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입을 열었다. 안권수는 “4월을 리그 1위로 끝냈기에 가을야구를 당연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팔꿈치 부상을 당한 나 때문에 팀 성적이 떨어지고 부진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1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팀 동료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안권수는 “한국에서 지난 4년이라는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동료들 모두 나에게 정말 잘 해줬고, 특히 후배들이 잘 따라와 준 것 같아 고맙다”고 말했다. 안권수는 “숙소에서 같이 지냈던 동희(윤동희)와 민석(김민석)이 너무 그리울 것 같다”고 눈물을 흘렸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