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을 온정으로 지켜 온 '사랑의 징검다리'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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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층에 1000회 40억 원 지원
복지 사각지대 없애며 희망 심어

<부산일보> 지면에 매주 금요일 소개되는 온정 나눔 캠페인 '사랑의 징검다리' 1000회 기념식이 12일 오전 부산 남구 그랜드모먼트 유스호스텔에서 열려 유공자에 대한 시상 등이 진행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일보> 지면에 매주 금요일 소개되는 온정 나눔 캠페인 '사랑의 징검다리' 1000회 기념식이 12일 오전 부산 남구 그랜드모먼트 유스호스텔에서 열려 유공자에 대한 시상 등이 진행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일보사가 매주 1회 부산의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서 힘겨워 하는 이웃을 찾아 소개하는 ‘사랑의 징검다리’ 캠페인이 올해 20주년을 맞아 장장 1000회를 넘기는 성과를 거뒀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산사회복지행정연구회와 함께하는 이 캠페인은 매주 금요일 〈부산일보〉 지면에 사회의 온정이 필요한 소외계층의 안타까운 사연을 진솔하게 전달하며 도움을 호소해 왔다. 2003년 7월 12일 1회 ‘백혈병 인영 군’의 딱한 사정으로 시작해 지난 8월 11일 ‘암 투병 영선 씨’의 막막한 얘기로 1000회를 넘긴 사연 소개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무려 20년간 한 주도 빠짐없이 진행된 캠페인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지역공동체의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사랑의 징검다리’는 지금까지 사회적 도움이 절실한 소외계층과 6만 5867명의 후원자를 연결했다. 캠페인 명칭에 걸맞게 가교 역할을 다한 것이다. 1000회에 걸쳐 숱한 사연을 보도한 기사에 대해 42만 1531건의 ‘공감 기부’ 클릭이 이뤄지면서 현재 누적 모금액은 후원자들의 기부금을 포함해 40억 8700만 원에 이른다. 이는 돈 많은 독지가나 부유층이 아닌 평범한 소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소액 기부로 만든 십시일반의 결실이어서 놀랍고도 큰 의미가 있다. 부산과 지역민에 대한 애정 없이는 결코 쌓을 수 없는 강력한 연대의 금자탑인 셈이다. 부산을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며, 부산을 지키는 힘이 아닐 수 없다.

‘사랑의 징검다리’는 사회복지 시스템에 따른 공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보듬어 왔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국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거나 제도적인 지원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의 절박함에 공감하고 아픔을 치유한 사업인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을 누비는 발품을 팔아 어려운 이웃의 다급한 사연을 발굴해 생생하게 전달해 온 부산사회복지행정연구회 소속 사회복지직 일선 공무원들의 노고가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사랑의 징검다리’ 사연을 매주 1회 재소개하고 있는 부산교통방송과 캠페인에 동참한 부산은행도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부산시와 ‘사랑의 징검다리’ 참여 기관·단체들은 12일 남구 그랜드모먼트 유스호스텔에서 1000회 기념식을 갖고 캠페인 진행 방식인 ‘공감 기부’에 노력을 배가하기로 결의했다. 아름다운 온정의 연대에 누구나 쉽게 참여하게 만들고 생활 속의 작은 나눔을 실천하는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한 것이라 고무적이다. 그동안 지원을 받은 소외계층의 극히 일부는 병마를 못 이기고 사망해 애석하지만, 사회의 따뜻함 속에 기쁨을 느끼고 편안히 눈을 감았다고 한다. 이같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나눔 문화의 확산은 부산의 밝은 미래를 만드는 다릿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 〈부산일보〉는 캠페인 20주년을 맞아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선한 영향력 전파에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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