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통화·아랍연맹 회의… 적극 나서는 사우디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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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초래 원인 놓고 복잡한 입장
빈살만, 이란 대통령과 사태 논의
아랍 회의 주도 “2개 국가 해법”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38) 왕세자.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38) 왕세자.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논의했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우디는 이슬람 수니파, 이란은 시아파의 종주국이다.

이 매체는 사우디와 이란 국영 언론을 인용, 전날 빈살만 왕세자와 라이시 대통령이 양국 관계가 정상화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통화를 가졌다고 전했다. 사우디 국영언론은 빈살만 왕세자가 라이시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가자 지구의 군사 정세와 환경”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빈살만 왕세자가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의)악화를 막기 위해 모든 국제적·지역적 당사자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2016년 사우디가 시아파 유력 성직자를 사형에 처한 사건을 계기로 외교 관계가 단절됐던 두 나라는 지난 3월 중국의 중재로 7년 만에 외교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관계 개선을 추진해 왔다.

사우디는 이와 동시에 이스라엘과도 수교를 추진해 군사·경제적 이익을 꾀했다. 미국이 사우디 안보를 보장하고 민간 핵기술을 지원하는 대가로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관계 정상화 합의를 추진했던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그동안 추진돼온 이스라엘·사우디·미국 간 3자 평화협정을 방해하려는 목적에서 기획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사우디는 이번 전쟁과 관련해 복잡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날 사우디·이집트·시리아·팔레스타인을 포함한 22개 아랍권 국가가 참여하는 아랍연맹의 외교장관들도 긴급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 국가’ 해법에 대한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는 사우디의 주도로 개최됐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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