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3] 17년 만에 BIFF 찾은 닝하오 감독 “폐막작 ‘영화의 황제’는 소통에 관한 영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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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폐막작 기자회견
소통과 교류에 관한 이야기
“봉준호 감독 작품 좋아해…
이름·이미지 자체가 경쟁력 ”

13일 오전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폐막작 ‘영화의 황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남동철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과 닝하오 감독, 다니엘 위, 리마 제이단(왼쪽부터). 황예찬 인턴기자 13일 오전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폐막작 ‘영화의 황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남동철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과 닝하오 감독, 다니엘 위, 리마 제이단(왼쪽부터). 황예찬 인턴기자

“17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에 다시 왔어요. 이번엔 류더화 배우와 함께 소통을 주제로 한 영화를 선보이게 됐어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 ‘영화의 황제’를 만든 중국의 닝하오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감독은 13일 오전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폐막작 기자회견에서 부산을 다시 찾은 데 반가운 마음을 드러내며 “최대한 독특하고 감동을 주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닝하오 감독을 비롯해 제작자 다니엘 위, 배우 리마 제이단이 함께 했다.

이 작품은 영화 제작 과정을 담았다. 홍콩 스타 류더화(유덕화)가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주인공 ‘라우 웨이치’를 맡아 코믹 연기를 펼친다. 감독은 이 작품에서 홍콩-중국 영화 산업 간의 미묘한 관계와 서구 영화제-아시아 영화 제작사 사이의 관계, 자본에 잠식된 영화 산업에 대한 내적 갈등 등을 담았다.

닝하오 감독은 2006년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을 선보인 뒤 오랜만에 BIFF를 찾았다. 감독은 “그동안 영화 시설도 많이 변했고, 큰 변화가 있었다”며 “‘크레이지 스톤’ 찍을 때 투자에 참여했던 류더화 배우와 알고 지낸 지 굉장히 오래됐는데 이번에 같이 작품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속해서 상을 못 받는 주인공이 진정한 의미의 ‘영화의 황제’가 되고 싶단 마음을 제목에 반영했다”고 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인 ‘영화의 황제’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인 ‘영화의 황제’ 스틸 컷. BIFF 제공

제작을 맡은 다니엘 위도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했다. 그는 “류더화 배우와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다”며 “거의 48년 동안 알고 지내면서 같이 작품 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큰 그림을 그리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작품을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여럿 나온다. 돼지가 등장해 호텔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기도 하고, 봉준호 감독과 청룽(성룡) 배우도 여러 번 언급된다. 감독은 “간단한 동작과 앉아 있는 동작은 돼지 배우가 해줬고 고난도 동작은 컴퓨터 그래픽(CG)의 도움을 받았다”며 “사육사가 돼지 옆에 24시간 함께 있으면서 끊임없이 먹을 걸 줬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이번 작품 장르가 코미디라 좋아하는 분들의 이름도 다 넣었어요. 저는 봉준호 감독 영화를 정말 좋아해요. 스타일이 독특하잖아요. 그 이름과 그 이미지 자체가 경쟁력을 가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영화의 황제’를 연출한 닝하오 감독. 황예찬 인턴기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영화의 황제’를 연출한 닝하오 감독. 황예찬 인턴기자

영화가 달라진 영화 제작 현장과 생활 곳곳에 스며든 AI(인공지능) 기술을 비춘 점도 눈에 띈다. 감독은 최근 급부상한 틱톡 등 숏폼 콘텐츠와 SNS(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언급하며 “영화 연출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영상을 전파하는 새로운 매개체 역할을 SNS가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숏폼을 보면 현실과 맞닿아 있는 리얼한 내용이 많더라”고 했다. 그는 이어 “그만큼 리얼한 영상을 찍지 못하면 우리가 찍는 영화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영화를 만들 때에도 최대한 독특하고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감독은 부산을 찾은 데 설레는 마음을 드러내며 영화제의 의미를 짚어 의미를 더했다. 감독은 “영화제는 다른 지역의 영화인을 만나 문화를 알고 교류하는 기회”라며 “올해는 폐막작에 선정돼서 부산에 늦게 왔는데 다음엔 개막 때 초청해주시면 일찍 와서 부산을 즐기고 싶다”고 웃었다. 다니엘 위도 “여러 국제영화제 중 BIFF를 가장 좋아한다”며 “1998년 이후부터 코로나 팬데믹 때 제외하곤 거의 매년 BIFF에 왔다. 여권을 최근에 바꿨는데 바꾸고 나서 처음 온 곳이 바로 부산”이라고 했다. 리마는 “부산에 처음 왔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와! 내가 부산에 오다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영화제가 끝나고도 며칠 더 놀다 가려고 한다.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했다. 이어 “아직 영화를 못 봐서 오후에 있을 상영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13일 열흘간의 ‘영화의 바다’ 항해를 마치고 폐막한다. 오후 6시부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폐막식이 진행되며, 이후 폐막작인 ‘영화의 황제’가 상영된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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