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수요 주춤… 충전 인프라 늘려 돌파한다
현대차그룹 2025년까지
초고속 충전기 3500대 구축
BMW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허브 차징 스테이션 계획
글로벌 시장에선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내 시장은 오히려 충전 불편과 화재 등으로 주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과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시장 확대를 위해 충전 인프라를 늘리고 정비 인력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브랜드별 충전기 확대 분주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21년 초고속 충전 브랜드 ‘E-핏’ 론칭을 계기로 충전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그룹에서 운영 중인 초고속 충전 브랜드 ‘E-핏’에 설치된 충전기 214대다. 현대차·기아는 2025년까지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와 협력해 초고속 충전기 3000기를 확보키로 한데 이어 자체 500기 설치 등 총 3500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현대차 자회사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의 ‘해피차저’를 통해 확보한 충전기만 전국에 19만 4000기 이상이다.
수입차 중에는 BMW코리아가 가장 적극적이다. BMW코리아는 지난 5일 2024년 충전 인프라 확대 방안 ‘차징 넥스트’를 발표하면서 현재 전국에 920기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 연말까지 1100기, 내년 1000기 등 총 210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BMW코리아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고객 휴게시설과 차량 전시공간을 겸비한 충전소 ‘허브 차징 스테이션’도 선보일 계획이다. BMW는 신설 충전기를 공용으로 운영해 타사 고객에게도 개방키로 했다.
벤츠는 BMW코리아처럼 한국시장에서의 구체적인 충전 인프라 계획은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내년 말까지 2000곳 이상의 고속 충전소를 건설하고, 2030년 말까지 북미와 유럽, 중국, 기타 지역에 1만 기 이상의 고속 충전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벤츠코리아는 현재 충전기 200기를 운영 중이다. 향후 여러 장소에 완속, 급속 충전기를 구축하고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HPC)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그룹 회장은 지난 8월말 서울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HPC)를 비롯해 공공, 가정 충전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충전기 공급 협력 관계인 대영채비와의 협업을 통해 인프라 강화를 계획중인 상태다.
■전기차 정비 역량 확대도 안간힘
자동차 메이커들은 충전 인프라 구축 못지 않게 전기차 정비 역량 확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자사 전동화 마스터 인증 프로그램을 신규 도입한 현대차는 올해 정부와 함께 친환경차 전문 정비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업무 협약을 맺었다. 오는 2025년까지 전국의 모든 블루핸즈에서 전기차 정비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도 각각 77곳과 78곳의 서비스센터에서 전기차에 관한 기본 점검·정비를 할 수 있다.
벤츠코리아의 경우 전기차 전용 특수설비나 고전압 배터리 전문 정비사를 갖춰 고급 정비가 가능한 곳이 75곳에 달한다. 또한 전기차 정비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엔지니어간 정비 경연대회 등을 진행하며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올해 7회째 진행한 테크니션 기술 경진 대회 ‘한국 테크마스터’에는 올해 처음으로 전기차 관련 ‘EQ 서비스어드바이저’ 부문과 ‘EQ 테크니션’ 부문이 신설됐다.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말까지 고전압 배터리 수리가 가능한 서비스센터 14곳을 추가할 방침이다. 현재 고전압전문가는 28명이 근무 중이며, 125명인 전기차 전문인력도 향후 158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플랫폼 기업 차지인 최영석 대표는 “한국에서의 전기차 수요 감소는 경기 침체외에 전기차 화재와 충전불편함이 가장 큰 이유인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급속·완속 충전기를 적재적소에 구분해 확대 설치하고, 화재방지를 위한 충전기 확대 등도 정부·기업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