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각된 김혜경 법카 의혹, 민주당 계파갈등 불씨되나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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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 “대장동 의혹도 우리 당에서 먼저 제기돼 뼈아파” 비판
비명계 “의혹 제기되면 진위 확인하는 절차 나서야” 반박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국정감사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국정감사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당내 계파갈등 사안으로 부각됐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선 “대장동 의혹도 당에서 먼저 나왔다”면서 카드 사용 의혹이 다시 부각되는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 비명계에선 “의혹이 있다면 국민에 사실대로 보고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김동연 경기지사의 발언 이후 다시 주목받았다. 김 지사는 김 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걸로 의심되는 사례가 최대 100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 지사가 법인카드 의혹 사건에 대해 언급하자 친명계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친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 지사 발언에 대해 “대장동 의혹도 우리 당에서 먼저 제기됐던 것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카드 의혹에 대한 김 지사의 발언을 대장동 의혹 제기와 같다고 본 셈이다. 박 최고위원은 법인카드 유용 의혹 자체에 대해선 “경찰과 검찰이 이 부분을 얼마나 샅샅이 뒤졌겠느냐”면서 “별다른 내용은 없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명계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행안위 국감 때 윤희근 경찰청장이 카드 사용 내역 등을 판단해서 무혐의한 것라고 답변했다”면서 “지금 이것이 과연 타당한 그런 문제 제기인가”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 씨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감 참석 방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 씨는 이날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 씨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감 참석 방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 씨는 이날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반면 비명계에선 의혹이 제기되면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며 ‘원칙론’을 폈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경기도지사의 답변으로 드러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당이 진위를 파악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번 돈봉투 사건이나 코인 사건에도 (당의) 자정기능이 멈춰 서 있었는데 그것은 옳지 않다”면서 “당대표든 누구든 의혹이 제기됐다고 하면 이에 대한 진위를 확인하는 절차에 나서서 국민 앞에 사실대로 보고해야 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 소속인 김 지사가 관련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이것을 감춰주고 싶어도 감출 수 없는 사안”이라며 “경쟁관계나 정략적 관계가 고려됐을 거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에선 체포동의안 가결파 징계를 둘러싼 갈등도 계속됐다. 친명계에선 가결파에 대한 징계가 여전히 ‘미정’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가결파) 징계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적이 없다”면서 “이 대표는 징계와 관련된 논의의 시기를 홀드하자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민 의원은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징계 운운하는 것은 엉뚱한 얘기”라며 “말로는 민심에 충실하고 혁신에 나서겠다라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징계 운운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상식에 반하고 이치에 반하는 얘기냐”라고 비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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