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행복이 가득 ‘원더랜드’로의 초대장 [전시를 듣다]
이사라 초대 개인전 ‘샤이닝 스타’
11월 18일까지 갤러리 아리랑
원더랜드 컬러링 후 칼로 긁어내
캔버스부터 액자까지 손수 제작
“관람객이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행복과 사랑이 가득한 곳으로 가자.
‘샤이닝 스타’는 부산에서 열리는 이사라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 부산 해운대구 갤러리 아리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평면 작업 ‘원더랜드’와 입체 작업 ‘럭키 베어’ 총 42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대학원 때부터 꿈에 관한 이야기로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사라는 숙명여대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밟았고, 홍익대에서 미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작품에서 상징하는 원더랜드는 호기심이 많은 세계, 행복과 사랑이 가득 담긴 곳을 상징해요.” 이 작가는 지금까지 여러 시리즈를 했지만, 꿈의 세계에 대한 동경에서 출발한 작업이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원더랜드에 등장하는 소녀는 우리를 이끌어 주는 안내자를 의미해요. 소녀 옆의 몬스터는 함께 가는 친구들이고요.”
이 작가는 ‘뾰족한 칼’을 이용한다. 칼을 이용해서 스크래치를 내는 작업이다. “일반 캔버스는 나이프를 이용해서 스크래치를 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캔버스를 만드는 것부터 작업이 시작되죠.” 목공소에서 나무를 짜서 여러 번에 걸쳐 얇은 도자기 막 같은 것을 씌우는 밑작업을 한다. 여기에 색을 입히고 칼로 긁어낸다.
“스크래치를 낸 부분이 하얗게 드러나요. 작품을 완성한 후 액자 프레임도 가장 잘어울리는 색을 7~8번 칠해서 직접 만들죠. 예전부터 고도의 노동력이 필요한,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는 작업을 했어요.” 과거 이 작가는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인형을 극사실적으로 그렸다. “보는 사람은 다르다고 하지만 같은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죠. 기법적으로 연구를 한 것으로 연결성이 있어요.” 지금의 원더랜드 작업이 가장 잘 맞는다는 이 작가는 ‘원더랜드 컬러’를 이야기했다. “직관적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컬러를 만들어요. 4~5가지 색을 섞어서 주변 색과 어울리게 하기 위해서 고민하죠.”
‘럭키 베어’는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곰 모양에 사랑이나 꿈을 상징하는 색을 입히고 칼로 스크래치를 낸 시리즈 작업이다. “어떤 조형 요소가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줄까 연구하다가 동글동글 귀여운 형상을 표현했죠. 눈·코·입이 있으면 하나의 표정으로만 읽히기 때문에 없앴어요. 눈코입 없이 표현하는 것이 더 어렵더라고요.” 이 작업은 공공미술로 신도시 아파트에 3m 높이의 작품이 들어가기도 했다.
이사라의 할아버지는 한국 현대연극의 선구자 이해랑 선생이고, 아버지는 극사실회화 1세대인 이석주 작가이다. 이석주 작가는 현재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모란미술관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아버지는 ‘나인 투 나인’으로 진짜 작업을 많이 하세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작업 시간과 성실함, 작가로서의 자세를 자연스럽게 배웠어요.” 이 작가는 자신도 ‘치밀함’을 키워드로 오래, 많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술은 대중과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법 연구로 새로움을 추구하고, 확장에 대한 연구도 하죠. 저와 다른 분야와의 협업으로 함께 시너지를 내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소녀의 반짝이는 눈망울, 행복한 표정을 눈여겨 보셨으면 좋겠어요.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온 관람객이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