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종합병원 접근성 ‘전국 최악’[열악한 지역 의료]
평균 거리 31.54km… 부산 5배 차이
울산도 의료 인프라 전국 최하위권 기록
경남도·울산시 “의대 정원 확대 급선무”
정부가 ‘필수의료 혁신전략’의 일환으로 전국 국립대 의과대학 증원 계획을 발표하자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경남과 울산에서 공공의료 확충과 의료 서비스 확대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국토교통부의 ‘2020년도 국토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경남은 전국 17개 시도 중 4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종합병원 평균 접근거리는 31.54km로 전국에서 가장 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접근거리가 가장 가까운 서울(2.85km)과 비교할 때 10배 이상이며, 부산(6.8km)과도 약 5배 정도 차이가 났다.
특히 경남은 의사 수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자체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지역의 의사인력 확보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인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지난해 1.74명에 그쳐 전국 평균 의사 수(2.18명)에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2.3명으로 전국 평균(5.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한 경남 18개 시군 중 14개 시군은 의료취약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해에는 경남 16개 시군 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 정원 미달사태가 빚어졌다. 그런데도 창원시에는 인구 100만 이상 비수도권 대도시 중 유일하게 의대·치대·약대 등 의료인력 양성대학이 없다.
울산은 공공의료 인력, 병상, 치료실적 등 의료 인프라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최근 발표한 ‘2022년 공공보건의료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울산의 인구 100만 명당 공공의료기관 수는 0.9개로 전국에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의료 중심 공공병원은 전무하고, 국립·시립병원이나 보건의료원 등 응급병상을 갖춘 공공의료기관 역시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울산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63명으로 전국 7개 특별·광역시 중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지난해 울산대 의대 정원은 40명에 그쳤다.
경남은 창원대 의대 설립과 현재 도내 국립대 의대 정원 3배 이상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남도는 진주시의 경상국립대 의대 정원을 현재 76명에서 150명 이상으로 늘리고, 창원시에 정원이 100명 이상인 의대를 신설해 의대 정원을 250명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울산의 경우 국립대 의대가 없는 특수성을 감안해 울산대병원이 지역 거점 병원으로 지정됐지만, 국립대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의대 유치를 주장하고 나서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