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전쟁 두 번째 단계 돌입”… 외신 “사실상 지상전 시작”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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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파괴·인질 구출 목표
WSJ “지상전 알리는 신호탄”
이란 “레드라인 넘었다” 경고
국제사회, 일시 휴전 촉구

네타냐후(맨 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8일(현지 시간)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신화연합뉴스 네타냐후(맨 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8일(현지 시간)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신화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갔다’고 선언했다. 주요 외신을 중심으로 사실상 지상전을 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강력 경고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에 반대하고 일시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8일(현지 시간)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두 번째 단계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하마스의 통치와 군사력을 파괴하고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나후 총리의 이러한 발언을 놓고 주요 외신은 사실상 지상전이 시작됐다고 평가한다. 이스라엘이 전면전이나 침공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상공에서 전투기로 폭격하고 탱크와 보병, 공병부대까지 가자지구 내에 투입해 전투를 이어가면서 사실상 지상전 국면에 접어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총리가 침공을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발언은 사실상 지상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지적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수뇌부는 이 작전을 침공으로 표현하지 않았고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제한적인 수준”이라면서도 “27일 공습은 지난 7일 하마스 기습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가장 길고 야심 찬 지상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BBC 방송의 제러미 보웬 기자는 “이것이 지상전인지 정의에 너무 매여있지 않아야 한다”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한 조각 한 조각씩 치우고 있는 듯하다. 아주 확장된 공격, 지상 공격 등으로 부를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아주 대규모의 군사 작전이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이러한 지상 작전이 규모가 상당하더라도 이를 전면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스라엘은 지난 28일 보병·기갑·전투 공병 부대를 동원해 대규모 폭격과 포격을 수반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전면전’이라는 언급은 피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을 지낸 아모스 야들린은 기자들에게 “이는 전면전이 아닌 저강도 분쟁”이라며 “인치, 미터 단위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확대하는 가운데 하마스가 지난 7일 대규모 기습에서 납치해 끌고 간 220여 명 인질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마스는 인질을 잡고 지상전에 대비하고 있는 데다 가자지구 지하에 총연장 500km로 추정되는 광범위한 터널(땅굴)망을 구축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시가전 전문가들은 무장대원들이 터널 수백 곳에 매복했을 수 있다고 전한다.

지난 27일 이스라엘의 대대적 공습 이후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 동부 상공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7일 이스라엘의 대대적 공습 이후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 동부 상공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지상전 확대 움직임에 이란은 29일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정권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것이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에 반대하고 일시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엔 회원국들은 지난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 총회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요르단이 주도한 결의안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위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고, 찬성 120표·반대 14표·기권 45표로 통과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인도주의적 휴전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의 폭격이 발생하고, 피해가 커져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아랍·이슬람권에서 이스라엘의 지상전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더 직접적이고 거세다. 한편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지난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난 27일까지 최소 29명의 기자가 숨졌다고 밝혔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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