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억 원 투입 남해읍 거점개발사업, 시간 쫓겨 졸속 되나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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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군 남해읍 개발사업
해수부·국토부 공동 선정 불구
연내 미완공 때 예산 반납해야
공기 맞추려다 날림공사 우려

경남 남해군 남해읍 선소마을 해안가에 덱 로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남 남해군 남해읍 선소마을 해안가에 덱 로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100억 원 가까이 예산이 투입되는 경남 남해군의 한 개발사업이 사업 종료 시기에 쫓겨 졸속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 연말까지로 정해진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하면 자칫 기껏 확보한 국비까지 반납해야 할 처지다.

30일 경남 남해군에 따르면, 군은 2017년 해양수산부의 ‘남해읍 권역단위 거점개발사업’에 선정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국비 65억 5200만 원을 포함해, 총 93억 6000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8년부터 남해읍 지역에 주민 소득 향상과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한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사업 추진으로 장기간 침체된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해당 사업은 추진 기간 동안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당시 계획 수립 단계에서 남해읍은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사업에도 선정됐는데 두 사업의 사업 구역이 중복되면서 전체 계획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이에 군은 해수부 공모 사업 범위를 남해읍 전체에서 남해읍 선소마을로 좁혀 기본계획을 새로 구상한 뒤 사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당초 계획을 재수립하는 데에 1년 반 정도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토지 보상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업 변경 행정절차까지 늦어지면서 5년을 허송세월로 흘려 보냈다.

그러다 군은 일단 사업 기간 1년 연장에 성공하면서 올해 초 겨우 선소마을 거점개발사업 기본계획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기본계획에는 체험과 숙박이 가능한 커뮤니티 센터와 해안 덱 로드, 둘레길, 주차장 조성 등이 포함됐고, 군은 지난 8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군 관계자는 “두 사업 모두 국비를 동반한 사업으로 지역 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계획 재수립 단계에서 속도를 내지 못했는데 겨우 승인을 받아 현재 집중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간이 문제로 떠올랐다. 해양수산부의 거점개발사업 완료 시점은 올 연말까지로, 그 사이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규정상 국비를 다시 반납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미 사업 기간을 연장했기 때문에 당장 추가 연장도 쉽지 않다.

결국 5개월 안팎의 남은 시간 동안 공사를 모두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현재 주말도 반납하고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군은 일단 완공 시점을 연말로 잡고 있는데, 자칫 태풍이나 호우 등 변수가 생길 경우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공사가 마무리 되더라도 시간에 쫓겨 날림공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남은 공사기간이 워낙 짧아 2층 규모의 커뮤니티 센터와 데크로드 등의 안전성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새로 들어설 시설의 효율성이 어느 정도일 지도 걱정거리다. 주민 수익을 위해 체험과 숙박이 가능한 커뮤니티 센터를 만들지만 지역 특색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남해읍의 한 지역민은 “지역을 위한 사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감하지만 사업의 안정성도 중요하다. 기간이 너무 촉박해 시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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