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도 헷갈릴 포근한 날씨… 주말 지나 ‘쌀쌀’(종합)
경남수목원 느티나무 조기 개엽
기후 탓 봄여름 조기 낙엽 현상
부울경 주말 비 이후 기온 ‘뚝’
경남수목원에 있는 느티나무에서 새잎이 돋아났다. 늦가을에 때아닌 조기 개엽 현상이 발생한 것인데, 날씨 변화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1일 경남산림환경연구원 등에 따르면 최근 경남수목원 내 느티나무에서 초록색 잎이 듬성듬성 난 것이 확인됐다. 경남수목원 뿐만이 아니다. 가로수로 식재된 일부 느티나무에서도 새잎이 돋아났다.
4~5월 주로 새잎이 돋아나는 느티나무가 늦가을 갑자기 잎을 틔운 원인은 잦은 날씨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봄에는 냉해가, 여름에는 폭염과 태풍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잎들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거나 병해충이 침입해 조기 낙엽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늦가을까지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만들어 내야 하는 느티나무 특성상 연일 포근한 날씨로 인해 자연스럽게 조기 개엽으로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고기압 영향으로 구름 없이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늦가을임에도 부산·울산·경남의 한낮 날씨는 여름을 방불케 한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1일 낮 최고기온은 부산 22.7도, 울산 23.9도, 경남 김해 24.7도 등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에는 부산의 낮 최고기온이 24.6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루 평균 기온도 평년(14.5도)에 비해 약 4도 높았다.
경상국립대 추갑철 환경산림과학부 명예교수는 “느티나무가 가을에 잎을 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이미 잎이 사라져 광합성이 안 되니까 새잎을 낸 것인데 일종의 생존전략인 셈이다”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런 일이 갈수록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2일 부울경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24~27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3일에도 최고기온이 23~25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주 초부터는 평년과 비슷한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에는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으나, 비가 오는 동안에도 기온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비가 그친 뒤 오는 7일부터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최저기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지며 쌀쌀한 기운이 감돌 전망이다.
글·사진=김현우·서유리 기자 khw82@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