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보복, 지나치다”… 외교 단절 국가 속출
벨기에·노르웨이, 비판 대열 합류
남아공·튀르키예 등 외교관 소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발발한 양측 전쟁이 한 달이 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확산하고 있다. ‘하마스 섬멸’을 목표로 내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폐쇄하고 대대적인 공습과 지상전을 펼쳐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자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6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이날 “오늘날 우리가 가자지구에서 목도한 것은 더는 비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하지만, 하마스에 대한 최근 보복 공격은 과도하다며 “테러리스트 하나를 제거하려고 난민촌 전체를 폭격하는 것은 비례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비례성에 어긋나며 국제법 위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교장관은 앞서 지난달 3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의 재앙적 상황이 국제 인도주의법 관점에서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자국 외교관을 철수시키는 등 외교적 행동에 나서는 국가도 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항의하고 막대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는 데 우려를 표하고자 현지 주재 자국 외교관들을 모두 소환하기로 했다. 차드 외교부도 지난 5일 발표한 성명에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인도주의 위기와 관련해 전날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중동·아랍권에서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했던 국가에서 관계 단절을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걸프 지역 국가인 바레인 의회가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 단절을 요구하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압둘 나비 살만 바레인 의회 부의장은 스푸트니크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의원들의 요구는 국민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도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되돌리는 모습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맹비난하며 그를 전쟁범죄로 제소하겠다고 말했고, 이 직후 튀르키예는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남미의 볼리비아도 지난달 31일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했고, 칠레와 콜롬비아도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들을 소환했다.
이스라엘의 최우방인 미국 정부 내에서도 민간인 피해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6일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