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아이 거뭇거뭇 피부 얼룩, 소아 당뇨 ‘경고등’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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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세계 당뇨의 날]
최근 소아·청소년 당뇨 증가 추세
과체중·비만 영향 2형 발생 늘어
진단 늦어지면 성장에도 악영향
키·체중 변화 등 세심히 살펴야

11월 14일은 세계 당뇨의 날이다. 최근 소아와 청소년에서 당뇨병 발생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1월 14일은 세계 당뇨의 날이다. 최근 소아와 청소년에서 당뇨병 발생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1월 14일은 세계 당뇨의 날이다. 국제당뇨병연맹(IDF)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국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성장기의 소아와 청소년에서 급증하는 추세라 관심이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발생 증가한 2형 당뇨병

당뇨병은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1형 당뇨병, 2형 당뇨병으로 구분한다. 과거에는 1형 당뇨병은 소아·청소년에서 주로 발병해 ‘소아 당뇨병’이라 했고, 2형 당뇨병은 ‘성인 당뇨병’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체중과 비만 합병증으로 소아·청소년의 2형 당뇨병이 증가하고 있어, 1형과 2형 당뇨병으로 구분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0~19세의 2형 당뇨병 환자 수는 9318명이었고, 1형 당뇨병은 8794명으로 2형 환자 수가 더 많았다.

당뇨병은 혈당(혈액 내의 포도당의 농도)이 정상 범위 이상으로 높아진 것으로, 신장에서 포도당이 다 여과되지 못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혈당이 정상 범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인슐린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당뇨병은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체내에서 만들어지지 않아서 결핍되거나, 인슐린이 만들어지지만 작용이 감소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서 발생한다. 흔히 전자를 1형 당뇨병, 후자를 2형 당뇨병이라고 한다.

소아·청소년은 학교 신체 검진이나 다른 질환 때문에 당 검사를 했다가 당뇨병이 의심돼 초기에 발견하기도 하고, 당뇨의 전형적인 증상인 다음, 다뇨, 다식, 체중 감소, 야뇨증 같은 증상이 생겨 진단하는 경우, 케톤산혈증, 고삼투성 고혈당 증후군으로 응급실을 방문하게 되어 중증으로 진단받기도 한다. 소아·청소년의 당뇨병은 진단이 늦어지거나 관리가 잘 되지 않으면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

고신대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현 교수가 소아 당뇨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제공 고신대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현 교수가 소아 당뇨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제공

■목·겨드랑이·사타구니 피부 살펴야

당뇨병 초기에는 통증과 같은 불편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아이의 성장 지표인 키와 체중 변화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1형 당뇨병이 진행된 경우에는 아이가 많이 먹지만 체중 감소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키가 잘 안 클 수 있다. 2형 당뇨병의 경우엔, 아이가 많이 먹어서 체중이 급증하고 초기에는 키가 잘 크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당뇨병으로 진행한다. 체중이 증가하다가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피부, 특히 목·겨드랑이·사타구니 같은 부위에 거뭇거뭇한 ‘흑색가시세포증’이 생긴다. 흑색가시세포증은 모발이 길면 목 부위가 감춰져 발견이 늦어질 수 있고, 다른 부분도 주의해서 살피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다. 햇볕에 타거나 잘 씻지 않아서 생겼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현 교수는 “흑색가시세포증은 2형 당뇨병을 시사하는 강력한 경고 사인이다”며 “정밀검사에서 2형 당뇨병이 아닌 것으로 나와도 체중 관리가 안 되면 2형 당뇨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빨간불이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는 아이의 성장을 잘 살펴서 당뇨병이 의심될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당뇨병 치료 약물은 1형과 2형에 차이가 있다. 1형 당뇨병은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인슐린 주사가 반드시 필요하고,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기 위해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약하는데, 치료 반응에 따라 인슐린 주사를 병행할 수도 있다. 혈당 검사는 손가락에서 직접 채혈하는 자가혈당검사, 피하지방에 센서를 부착해 24시간 혈당 변화의 추세를 알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검사가 있다. 연속혈당측정검사는 저혈당을 예측해 알람을 보낼 수 있어서 위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당뇨병은 혈당 검사와 약물 외에 영양관리, 운동관리, 사회심리적 관리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 처음 진단 시에 병원에 입원해 환자와 보호자가 같이 교육을 받고, 이후 주기적으로 외래 진료를 통해서 약물 치료와 기타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점검한다.

이정현 교수는 “소아·청소년 당뇨병은 아이 혼자서는 절대 잘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가족뿐 아니라 학교의 도움도 필수다”며 “특히 비만의 증가로 인한 당뇨병의 증가세가 계속되면 개인·가정·사회적 비용이 더욱 상승할 것이므로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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