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롯데, 바닥 다졌다…“수익성 개선 집중”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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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잠실 월드몰에서 '디즈니 플러피 페스티벌' 팝업매장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잠실 월드몰에서 '디즈니 플러피 페스티벌' 팝업매장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유통 공룡’ 롯데가 수익성 개선과 효율화에 집중하며 새로운 시장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불황에 맞서며 성장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경우 3분기 백화점, 면세점, 홈쇼핑 등이 모두 지난해보다 매출이 줄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줄거나 아예 적자 성적표를 받았다. 백화점의 경우 매출은 2.0%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740억원으로 31.8% 감소했다.

e커머스와 롯데홈쇼핑, 롯데면세점은 3분기에 각각 230억원, 80억원, 9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행해 마트와 슈퍼가 상품 통합조달로 영업이익이 각각 57.3%, 146.6% 늘어나 체면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소비경기를 고려하면 당분간 실적 개선의 뚜렷한 모멘텀은 없지만, 주요 사업부 손익이 더 크게 악화할 가능성도 작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바닥을 다지고 4분기 어느정도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점치는 셈이다.

특히 롯데쇼핑은 본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한편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백화점은 MZ세대 등 고객을 끌어들이도록 콘텐츠 강화에 공을 기울인다. 이미 롯데월드몰에 초대형 팝업 공간을 마련하고, 테니스 메트로와 런던 베이글 뮤지엄, 블루보틀 등을 연달아 유치해 올해 1∼10월 2030 고객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효과를 봤다.

올해 6월 롯데월드몰에 매장을 낸 '마르디 메크르디'는 입점한 국내 패션 브랜드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까지 사로잡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에서 나오고, 비수도권 지역 고객 비중도 월드몰의 다른 브랜드보다 높았다.

잠실의 '아더에러' 플래그십 매장과 본점의 '마뗑킴' 매장은 개점 당시 '오픈런'이 벌어질 만큼 인기를 끌었다. 특히 본점의 마뗑킴 매장은 신규 유입 고객의 65%가 20·30세대로 젊은 층 유입 효과도 상당했다. 잠실월드몰은 넓은 매장을 활용해 MZ를 겨냥한 다양한 팝업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지난해 11월부터 상품 통합 조달로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고, 이달 초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No.1 Grocery Market)이라는 통합 비전을 선포했다.

아울러 롯데그룹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롯데는 지난 1996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롯데마트, 롯데리아, 롯데시네마, 롯데건설, 롯데호텔, 롯데쇼핑, 롯데렌터카 등 19개 계열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2만명이 넘는 현지인 직원들을 두고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베트남에 2개점, 인도네시아에 1개점이 있고, 롯데마트는 베트남에 15개점, 인도네시아에 50개점이 있다. 롯데쇼핑은 그룹이 베트남 호찌민에 추진 중인 뚜띠엠 에코스마트시티 등 해외 복합쇼핑몰 사업 활성화를 통해 실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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