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바다미술제 “가장 지역적이고 친환경적”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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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바다미술제 37일간 대장정 성료
지역 전체를 전시 활용한 점 돋보여
예산 탓 가이드 프로그램 부재 아쉬워

2023바다미술제 모습.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2023바다미술제 모습.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37일간 일광의 바다를 물들였던 예술 잔치가 막 내렸다.

지난달 14일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를 주제로 개막한 2023바다미술제가 13만여 명의 관람객(14일 집계 기준)을 모으며 19일 성공적인 여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바다미술제는 가장 지역적이고 친환경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개국 31팀 43명의 참가 작가 모두 해안 지역 출신이거나 바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구성했으며, 바다와 해안 환경을 위한 대안적인 비전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준비했다. 특히 기존 바다미술제가 백사장을 중심으로 작품을 전시했던 것을 넘어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하천, 마을 창고, 마을 공원까지 활용해 지역 전체를 모두 탐구할 수 있었다는 점이 돋보였다.

야외 자연에서 펼쳐지는 미술제인 만큼 작품의 운송과 제작 과정까지 철저하게 환경을 고려했다는 점도 올해 행사의 특징이다. 외국 작가의 작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문제를 고려해 별도의 운송 없이 모든 작품을 부산에서 제작했고 재료 역시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한정했다.

이 같은 선택 때문에 과거에 비해 큰 규모의 전시 작품이 없었고 볼거리 측면에서 아쉬웠다는 지적도 있다. 이 지적에 대해 김성연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은 “대형 작품을 내세워 자연을 압도하는 대신 우리와 공생하는 자연, 해양 환경과의 관계를 차분히 성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다. 전시 의도를 공감해 주는 분들도 많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올해 바다미술제는 준비 과정부터 작품 전시까지 미술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고 차분하게 우리의 일상 공간에서 작품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조직위는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바다미술제 지도와 가이드북을 제작했다. 다만 예산 부족 때문에 관객에게 다가가 작품을 직접 설명해 주는 가이드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못해 다음 행사에선 이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듯 보인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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