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곽수종 “내년 올해보다 어렵다…2025년엔 리바운드”
16기 부일 CEO 아카데미 강연
글로벌 경제, 내후년 안정권 예상
장기 전망 어두워, 성장 동력 필요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2025년부터는 리바운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그 지속 효과가 얼마나 갈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경제학자 리엔경제연구소 곽수종 대표는 향후 경제 전망을 이같이 분석했다. 곽 대표는 지난 21일 열린 제16기 부산일보 CEO 아카데미 25강 강연을 맡아 ‘혼돈의 시대-경제의 미래’에 대해 강의했다.
곽 대표는 경제 내·외적인 변수를 근거로 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 예측했다. 곽 대표는 “우리나라 경제가 ‘안정권에 진입했다’고 하려면 물가, 금리, 환율이 모두 안정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물가도 높고, 환율도 떨어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 안정화 됐다고 보기 이르다. 금리도 3.5%를 유지하고 있고, 시중금리는 이미 오른 상태”라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과 중국의 부동산 위기 등 경제 외적인 요소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내후년부터는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도 반등할 것이라 내다봤다. 곽 대표는 “미국 경제가 2025년부터는 리바운드할 것이라 예상된다. 미국이 돈을 펑펑 쓰는 시점이 2025년으로 예상된다. 금리도 떨어질 것이고 중국의 경제 상황도 리바운드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곽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미국의 대선, 금리 인상 여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여부, 중국의 재정 상황과 부동산 위기 등의 경우의 수를 분석한 시나리오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내년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한국의 대미 달러 환율이 1360~1460원까지 오르고, 코스피 주가지수가 1700~19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대미 달러 환율이 1250~1320원, 대엔화 환율이 1000~1100원대, 코스피 주가지수는 2200~2500선을 유지하며, GDP 성장률도 0.7을 기록하는 시나리오다. 곽 대표는 “경제가 불안할 때는 보수적으로 예측해야 한다. 최악을 고려하고 대응하면 본전은 챙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경제 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그리 밝지 않다고 진단했다. 저출산, 고령화, 경제 성숙화 등에 의해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며, 2010년대 하락한 생산성을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2040년대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산업적 성장 동력이 거의 다 고갈됐다. 10년 전에 우주항공산업이나 새로운 무언가에 대해 준비해 놓고 있어야 했는데 이에 대한 투자나 밀도 있는 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미래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근시안적인 시각이 아닌 ‘1만 시간의 법칙’과 같은 끈기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향후에는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대한민국을 제조업 강국으로 만든 데이터와 뛰어난 바이오 데이터 등을 잘 축적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캔자스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조지메이슨 대학교 송도캠퍼스 경제학과 조교수 등으로도 역임했다. 현재는 리엔 경제연구소로 대표로 활동 중이다. 대표 저서로는 ‘곽수종 박사의 경제대예측 2024-2028’ ‘‘다가올 미래, 부의 흐름’ 등이 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