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반대로 무산 위기 처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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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소속 의원 발의 법안 개정도 외면
“공공기관 이전·균형발전” 약속 이행해야

서울 산업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서울 산업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산업은행(이하 산은)법 개정안이 21일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데 따른 후폭풍이 크다. 산은 부산 이전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지역 사회의 반발이 더없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산은법 개정안이 발의 후 법안심사소위로 넘어간 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 부산의 정·재계 인사와 시민단체들이 줄기차게 개정안 처리를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미온적인 태도로 지연돼 왔다. 이날도 민주당 소속 김종민 법안심사소위원장이 의결을 보류함으로써 산은법 개정안 처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산은 노조 설득과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들었지만, 산은법 개정 반대 의사를 에둘러 표현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

거듭된 법안심사소위 처리 불발로 산은 부산 이전은 또다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됐다. 오는 28일 법안심사소위에서 산은법 개정안을 다시 논의한다고는 하나, 지금 분위기라면 그때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향후 연내에 얼마 남지 않은 정기국회에서도 논의에 진척이 없을 경우 산은법 개정안은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국회가 지금처럼 아무런 성과 없이 해를 넘길 경우 여야 없이 정치권은 온통 총선 정국으로 빨려 들어가 산은법 개정안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산은 부산 이전에 필요한 행정 절차는 대부분 마무리됐는데 법 개정 단계에서 발목이 잡혔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아간 가장 큰 책임은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수도권 유권자 눈치를 보는 일부 의원의 노골적인 반대와 산은 노조의 반발을 핑계로 줄곧 법안 처리를 미뤄 왔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산은법 개정안 3건 중 2건이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것인데도 그리 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부울경 의원들의 개정안 처리 촉구에도 요지부동이다. 21일 법안심사소위 개최 전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피켓을 들고 ‘산은 부산 이전’ 구호를 외쳤지만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에게 부산 등 지역의 여론이나 민심은 고려 대상이 전혀 아닌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산은 부산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부산을 넘어 울산·경남, 대구·경북 지역의 시민단체와 상공계가 한목소리로 산은 부산 이전을 요구하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민주당이 정부·여당을 겨냥한 정쟁의 수단으로 삼을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산은 스스로도 이미 부산 이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전담 조직까지 꾸린 형편 아닌가. 민주당의 산은 이전 반대에는 그 어떤 명분도 찾을 수 없다. 더구나 과거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균형발전을 국민에게 일관되게 약속했던 민주당이다. 더 이상 어깃장 놓지 말고 그 약속을 이행하는 데 진력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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