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도 머리 빗기도 힘든 어깨 통증 "치료 미루지 마세요"
[오십견(동결견), 증상과 치료법]
40~60세 발생 많고 70%는 여성
노화나 운동 부족·당뇨 등도 원인
통증 이후 관절 운동 범위 감소해
침구·부항·약침·추나요법 등 활용
치료 늦으면 회복 늦고 재발 높아
삼세한방병원 안선규 진료부장이 오십견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삼세한방병원 제공
"팔을 들어올릴 수 없다, 팔을 뒤로 꺾어서 귀를 잡지 못한다, 어깨가 아파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오십견은 어깨 관절 주변의 조직에 염증, 경직, 통증이 생겨 움직임이 심하게 제약되는 질환이다. 정확한 병명은 동결견이다. 어깨가 얼음같이 딱딱하게 굳었다는 의미다. 섬유 조직의 염증이라는 측면에서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도 한다. 전체 인구의 2∼5%에서 나타나고, 당뇨 환자의 유병률은 10~30%까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40~60세에서 자주 발생하고, 환자의 70%는 여성인 것으로 알려진다. 삼세한방병원 안선규 진료부장의 도움말로 오십견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알아본다.
■원인과 증상
원인은 분명하지 않지만, 노화나 운동 부족과 관련이 많다. 주로 노화로 어깨 관절 주위의 연부 조직이 퇴행성으로 변화하면서 나타난다. 부상이나 입원 등으로 장기간 어깨 관절을 사용하지 못할 때도 발생한다. 당뇨, 갑상선 질환, 경추 추간판 탈출증, 심지어는 흉곽의 종양, 주변 뼈 골절의 과거력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간혹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한 부위나 근육 무리에만 통증과 염증이 생겼다가 관절 주변으로 진행돼 주변 조직과 유착된다. 서서히 통증이 심해지면서 어깨 관절을 제대로 운동할 수 없게 된다. 보통 통증이 먼저 나타나고 그 이후에 관절 운동 범위의 제한이 나타난다.
안선규 진료부장은 "거의 모든 방향에서 같은 정도로 관절 운동 제한이 나타내는데, 환자들은 팔을 들어 올릴 수 없는 것을 특히 불편해한다"면서 "밤에 통증이 나타나 수면에도 지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증상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통증기로, 어깨 관절에 통증이 심하게 오기 시작한다. 약 3∼6개월까지 진행되며 주로 야간에 통증이 심하고 통증 때문에 움직이지 못해 관절이 점차 굳어진다. 하지만 의사가 환자 팔을 잡고 천천히 돌려보면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동결기로, 본격적으로 어깨 관절 운동 범위가 줄어드는 시기이다. 약 6∼12개월까지 진행되며 모든 범위에서 환자 스스로 움직이는 능동운동뿐만 아니라 의사가 팔을 잡고 움직이는 수동운동도 범위가 감소한다. 이 시기 어깨 관절 통증은 서서히 감소한다.
마지막 용해기는 굳었던 관절이 풀리면서 관절 운동 범위가 회복되는 시기다. 약 12∼24개월, 길게는 36개월까지도 지속된다. 통증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운동 범위가 점차 늘어나면서 관절 운동 범위의 끝(엔드 포인트)에서만 통증을 느끼지만, 이러한 증상도 점차 사라지게 된다.
■진단과 치료
임상 증상이나 간단한 운동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방사선 사진에서는 대부분 정상 소견을 보이지만, 어깨 관절 연골의 소실, 탈구 등 다른 질환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할 때 방사선 사진을 촬영한다. 운동 검사에서는 어깨 관절의 모든 방향에서 능동 또는 수동 운동의 감소가 뚜렷하다. 어깨 관절의 내회전과 외회전이 먼저 제한되고 국소적인 압통 부위는 잘 관찰되지 않는다.
한의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침구 치료와 부항 요법으로 치료한다. 침은 어깨 주변 근육의 기혈 순환을 개선해주고 근육을 풀어준다. 한약은 어깨 관절을 지나치게 사용해 지쳐있거나 무기력한 경우, 야간 통증이 심할 경우 활용한다.
한약을 추출 정제해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은 새로운 치료법에 속한다. 굳거나 약화된 경혈점을 찾아 약침을 활용하면 한약과 침 치료의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추나요법은 어깨 주변 근육과 경혈점을 자극하고 교정해 관절 가동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필요한 경우 물리 치료를 병행한다. 어깨 주변 경혈점을 강하게 자극해 풀어준 후 운동 치료를 병행하는 아시혈 요법도 많이 활용된다.
환자의 60% 정도는 1~2년 내 저절로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어깨는 생활의 중심이 되는 관절인 만큼 조기에 치료 받는 것을 권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운동 범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거나 통증이 계속되고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도 있었다.
안선규 진료부장은 "오십견을 예방하려면 외상을 겪은 다음이나 어깨 통증이 있을 때 관절이 굳지 않도록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며 "일단 어깨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조기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고, 특히 갑자기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온다면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