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췄을 뿐… 부산의 도전은 계속된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엑스포 유치 장대한 여정 일부, 남부권 중심도시 중단 없이 추진
정부·정치권 현안 해결 의지 재확인… 패인 새겨 도약 발판으로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가 안타까운 실패로 돌아간 29일 부산시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SNS 공식 계정에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다짐하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가 안타까운 실패로 돌아간 29일 부산시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SNS 공식 계정에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다짐하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훌훌 털어내고 다시 하나 돼 달려가자, 부산.”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대장정을 끝낸 부산과 부산 시민들이 또 다른 도전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숱한 도전과 극복을 거듭해 온 부산의 목표는 명확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수도권에 버금가는 ‘남부권 중심도시’, 이를 발판 삼아 ‘동북아 물류 허브 도시’로 나아가자는 그 꿈 말이다.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뛰어든 것은 장대한 여정의 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부산의 현 상황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고 앉아 있을 수 없다.

부산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국토균형발전 과제가 위축되는 일을 가장 우려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우선 정부와 정치권이 2030엑스포 개최지 결정과 관계없이 가덕신공항, 광역교통망 확충 등 부산 현안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토균형발전 전략을 그대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2030엑스포 유치 실패의 책임을 자신의 부족으로 돌리면서도 “부산 엑스포 유치는 단순히 부산만의 발전을 위한 게 아니라 서울과 부산을 두 축으로 한 균형발전을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시도였다”며 국토균형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여야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부산 현안을 돕겠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미래를 향한 부산과 대한민국의 힘찬 행보에 더 가열차게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록 유치는 실패했지만 가덕신공항, 광역교통망 확충 등 현안 사업이 중단 없이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민주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과 부산 시민 스스로 다시 일어날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 쇠퇴와 초고령화, 청년 유출로 쇠락해가는 부산 현실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이번 엑스포 도전 실패 원인을 새기는 작업과 동시에 명확한 의미를 부산 내부적으로 규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2002년 한일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2005년 APEC 정상회의 등 국제 대회들을 유치해 성공시킨 역량을 보였다. 그 결과 부산에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APEC 누리마루 등 핵심 인프라가 생겼고, 불꽃축제와 남북평화의 도시 등 문화 자산도 얻었다. 이런 경험을 발판으로 한층 보폭을 넓히기 위해 2030엑스포 도전에 나섰지만 이번엔 역부족이었을 뿐이다.

무엇보다 부산 내부적으로 이번 도전 과정이 ‘투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부산 정치권 한 인사는 “유치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기에 결과가 나오기 전에 부산이 얻을 수 있는 것은 확실히 얻자는 인식들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2030엑스포 유치의 가장 큰 성과물로 기록될 가덕신공항 2029년 조기 개항을 위해서 부산시와 부산 정치권이 물밑 양동 작전을 펼쳤고 그 결과, 가덕신공항 건설 전반을 지휘할 건설공단 설립을 위한 가덕도신공항 건설공단법 국회 통과를 이끌어낸 일이 대표적이다.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 프로젝트 역시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기로 돼 있다.

2035년 엑스포 유치에 재도전해야 한다는 시민 목소리도 분출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정부, 부산 시민과 충분히 논의해 2035년 엑스포 유치 도전을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엑스포유치지원특위 차원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부산시는 각종 현안 사업의 중단 없는 추진을 위한 재정비에 들어갔다. 시는 양대 부시장 주재로 이날 오전 긴급현안 회의를 갖고 △산업은행법 개정안 연내 처리 △에어부산 분리 매각 △가덕도 신공항, 북항 재개발 등 엑스포 연계 사업을 비롯한 민생·경제 분야 예산 확보 등 현안 과제 해결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파리=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