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44조 ‘수주 잿팍’에도…증권가는 잇따라 “고평가” 지적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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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삼성SDI와 44조 양극재 공급 계약
유진·하이투자증권, 투자의견 매도·중립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주가 상승 여력 제한적”

에코프로비엠이 44조 원에 달하는 수주 ‘잭팟’을 터뜨렸지만, 증권가는 여전히 주가에 대해 고평가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사진은 에코프로비엠·SK온·포드 등 3사 합작공장 조감도. 연합뉴스 에코프로비엠이 44조 원에 달하는 수주 ‘잭팟’을 터뜨렸지만, 증권가는 여전히 주가에 대해 고평가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사진은 에코프로비엠·SK온·포드 등 3사 합작공장 조감도. 연합뉴스

에코프로비엠이 44조 원에 달하는 수주 ‘잭팟’을 터뜨렸지만, 증권가는 여전히 주가에 대해 고평가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4일 증권가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삼성SDI와 44조 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이번 계약 건으로 인한 실적 추정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 28만 원, 투자의견 ‘매도’를 유지하며 이같이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지난 5월부터 증권가에서 이례적인 매도 의견을 제시해왔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일 장 마감 뒤 삼성SDI와 이차전지용 하이니켈계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부터 2028년 12월 말까지이며, 수주 규모는 약 43조 8700억 원이다.

한 연구원은 “단기 주가에는 긍정적이겠지만 중장기 성장 계획에 이미 설정된 그 이상이 아니다”라며 “에코프로비엠의 2027년 설비 능력은 71만t이고 2028년에는 86만t으로 추가 증설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삼성SDI는 과거에는 양극재 수급을 에코프로비엠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으나 자회사인 에스티엠이 대규모 증설을 시작했고 포스코퓨처엠과도 중장기 계약을 맺은 상태"라며 "에코프로비엠도 삼성SDI, SK온 이외의 고객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한국 양극재 업체들의 과도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 정원석 연구원도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27만 원을 유지하면서 “에코프로비엠의 2027년 말 기준 양극재 캐파(생산능력) 총 71만t 증설 계획과 중장기 실적 전망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의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우려, 미국 대선 정권 교체 가능성 부각에 따른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에코프로비엠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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