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106. 울체된 기혈을 풀어 주는 ‘무지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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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자세. 시연 김이림 무지개 자세. 시연 김이림

무지개의 어원은 물(水)로 만들어진 문(門)이다. 용비어천가에 나오고 옛말은 '므지게'인데 물의 옛말인 '믈'에서 'ㄹ'이 탈락하고, 문을 뜻하는 '지게'와 결합한 말이다.

얼마 전 동네 무술도장을 지나치는데 수십 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무지개 자세' 동작을 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멋져 보였다. 휘어진 온몸의 형태가 마치 무지개를 닮았다 하여 '무지개 자세'라고 불리는 이 자세는 이밖에도 차크라 아사나, 수레바퀴 자세, 위로한 활 자세, 역 활 자세,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 아치 자세 등의 여러 명칭으로도 불리고 있다.

전신 후굴 체위 중 최고의 자세로, 우리 몸의 에너지 센터인 일곱 차크라를 모두 자극해 몸 전체의 활력을 일깨워 주는 더없이 강력하고 역동적인 자세다. 또한 이 자세는 양(陽)이자 음(陰)이며 힘과 유연성, 긴장과 이완의 요소를 결합시키는 하타요가 중 단연 으뜸인 자세이다.

등과 어깨를 펴 주고 가슴을 발달시키는 효과가 있다. 몸 앞면을 열어 주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의지와 용기를 키울 수 있다. 가슴 쪽 중단전인 아나하타 차크라를 자극하게 돼 스트레스 등으로 뭉친 기혈을 풀어 주게 된다.

특히 수험생들의 불안감, 소심함, 초조함을 줄이는 효과가 크기에 적극 권장하는 자세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한정된 몸놀림만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잃기 쉬운 균형 감각을 키워 주는 것은 덤이다. 지나치게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나 쉽게 흥분하는 사람에게도 적극 권한다.

갑작스럽게 몸을 일으키거나 반동을 사용하면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따라서 천천히 조심스레 행하도록 한다. 팔에 힘이 없는 사람은 머리를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허리와 하체만을 천장 쪽으로 밀어 올리듯이 자세를 취해도 좋다.

반대로 이 자세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면 한 발씩 교대로 위로 들어 올리기를 시도할 수도 있다. 또 더 역동적인 것을 원한다면 이 자세를 취한 채 앞으로 뒤로 이동할 수도 있다. 최종 단계는 이 자세에서 두 다리를 머리 쪽으로 차올려(back) 뒤로 돌아(turning), 일자로 우뚝 서는 것(standing)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무지개 하면 영국 낭만주의의 기수이며 계관(桂冠)시인의 칭호를 받았던 윌리엄 워즈워스(1770~1850)의 명시 '무지개(A Rainbow)'가 먼저 떠오른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내 가슴은 뛰노라/나 어려서 그러하였고/어른된 지금도 그러하거늘/나 늙어서도 그러하리라/아니면 이제라도 내 목숨 거두어가소서/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원컨대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자연의 경외심으로 이어지기를"

이 시가 탄생한 지 200년이 흘렀고,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해졌다. 그래도 사람들은 때때로 무지개를 바라보는 천진한 아이처럼 순수성을 잃지 않고, 삶의 매 순간을 뛰는 가슴으로 살아가고자 소망한다.

우리 모두 유년기를 거쳐 청년기를 지나 성인이 되지만 그 궁극은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지혜의 아이러니를 삶의 여정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시가 오래도록 인구(人口)에 회자하는 것도 이런 연유가 아닐까?

어린 시절 무지개가 뜨면 동무들과 무지개 끝을 향해 달려가던 기억이 있다. 무지개를 혹시 만져 볼 수 있을까 하는 순진한 의도도 있었지만, 끝나는 곳 아래에 보물이 묻혀 있다는 얘기를 짓궂은 어른들로부터 들어서일지도 모른다(그걸 그대로 믿다니). 헌데 우리나라 어른들만이 그런 농담을 한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일랜드에서는 금시계가, 프랑스에서는 커다란 진주를, 그리스에서는 금열쇠가, 노르웨이에서는 황금병이 숨겨져 있다고 하였다. 이 스토리들의 기원은 아마도 무지개를 잘 동반하는 강한 소나기가 내린 뒤에 표토가 씻겨져 내려서 묻혀 있던 유물 같은 것들이 자주 발견된 데서 유래된 것이 아닐까? 나중에 알고 보니 무지개는 다가갈수록 그 모양을 유지하면서 뒤쪽으로 물러나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 누구도 무지개의 끝에 도달하지 못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무지개는 대기 중 수증기에 의해 태양광선이 굴절, 반사, 분산되면서 나타나는 기상 현상이다. 무지개는 하늘에서 태양이 위치한 반대편에 형성되며, 대부분 호(弧) 모양으로 생기지만 원형으로도 생길 수 있다. 대기 중에 물방울이 있고 태양 광선이 낮은 위도로 있을 때 무지개가 생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아침에 서쪽 하늘에서, 초저녁에는 동쪽 하늘에서 주로 관측된다. 무지개는 실제 물체가 아닌 광학적 광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물리적으로 다가갈 수가 없다.

무지개의 색과 물방울의 크기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물방울에 의한 광선의 굴절에 의해, 처음으로 무지개를 설명한 것은 13세기에 활약한 폴란드의 비텔로이다. 반사의 횟수, 물방울의 크기, 차이 등으로 제 1차 무지개, 제 2차 무지개, 반사 무지개, 안개 무지개, 수평 무지개 등 여러 종류가 생긴다. 1차 무지개는 보통 뜨는 무지개로 수무지개라고도 불린다. 시반경 40~42도로 나타난다. 2차 무지개는 암무지개라고도 불린다. 시반경이 50~53도로 나타난다. 1차 무지개와 달리 반대 색상 배열로 나타나는데, 1차 무지개와 2차 무지개가 함께 뜬 것을 묶어 흔히 쌍무지개라고 부른다. 가끔 해가 중심에 있는 무지개 비슷한 현상이 보이는데 순우리말로 '해무리'라고 한다. 달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을 '달무리'라고 한다. 무지개는 태양과 달에서 뿐만 아니라 인공적인 빛에 의해서도 생기며, 또 빗방울뿐 아니라 튀는 물방울(spray)에서도 볼 수 있다.

무지개는 불연속적인 파장의 빛들로 이루어지지 않고 연속적인 스펙트럼을 가진다. 사람의 눈에 특정한 색으로 구분되어 보이는 것은 시력 한계에 의한 것으로, 사람의 눈으로 제일 선명하게 보이는 색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이기 때문이다.

무지개가 여러 색으로 되어 있는 것을 실험적으로 밝혀낸 사람은 뉴턴이다. 그는 빛의 스펙트럼을 프리즘으로 분리하면서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색으로 나타냈다. 그러나 실제의 빛을 분리하면 100여 가지 이상의 색을 사람이 구별 할 수 있다고 한다.

뉴턴이 일곱 색깔로 무지개를 구분한 것에 대해 여러가지 설명들이 있으나 그중 하나는 성경에서 7은 완전수에 성스러운 숫자였기 때문이라는 말이 전해진다. 당시 중세 유럽은 기독교의 절대적인 영향에 있었다. 음악의 7음계도 이와 유사한 이유라고 알려져 있다.

무지개 색은 문화권마다 개수가 다르다. 영미권에서는 무지개 색에서 남색을 제외하고 여섯 가지 색을 쓰는 경우가 흔히 있다. 멕시코 원주민인 마야족은 다섯 가지 색으로 보았다. 어떤 민족은 두세 가지 색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 동양에서는 다섯 색깔로 무지개를 보았다. 그러나 이 다섯 색깔, 오색은 문자 그대로의 다섯 색은 아니다. 우주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색의 의미로서의 오색이다. 동양의 오색은 음양오행설에서 풀어낸 다섯 가지 순수하고 섞음이 없는 기본색이다. 흑(黑) 백(白) 청(靑) 홍(紅) 황(黃)의 오방색이라고 불리는 그것이다. 오색(五色), 오채(五彩)라고 불렀다. 그러다 보니 선녀가 타고 내려오는 무지개는 '칠색영롱한' 무지개가 아니다. '오색영롱한' 무지개였다. 무지개를 보며 우리는 색깔의 범주가 문화마다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영미권에서는 무지개를 나타낼 때 6색과 7색을 혼용하는데, 예컨데 예전 애플 로고의 무지개 색도 6색이며, 성(性)소수자 들을 상징하는 프라이드 플래그(pride flag)도 6색을 사용한다.

무지개는 신화에서 자주 나타나고 예술에 사용되었다. 무지개의 가장 초기 문학적 사건 중 하나는 노아의 홍수 이야기의 한 부분인 창세기 9장에 있다. 이 노아의 홍수 이야기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다시는 지구촌의 홍수로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언약의 표시이다.

제우스 헤라의 메신저로 불리는 이리스는 무지개를 상징으로 썼다. 북아메리카 원주민인 나바호족은 신들이 지상으로 내려올 때 쓰는 통로가 무지개라 했고, 브라질 원주민인 움바다족과 칸돔블레족도 '무지개는 하늘과 땅을 이어 주는 다리'라고 봤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무지개의 일곱 빛깔 중 가장 순수한 색은 빨강이라고 주장했고,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카르트는 무지개를 통해 굴절의 법칙을 발견했다. 나이지리아의 요루바족 등 아프리카 문화에서 무지개는 하늘과 지상 사이에 흐르는 에너지로 보았다. 이들은 그들이 상서로운 상징으로 보는 뱀과 동일시하였다. 잉카인들은 무지개를 태양신과 연관지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녀들이 깊은 산속 물 맑은 계곡에 목욕하러 무지개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예전에는 무지개 현상을 보고 홍수를 예상하기도 했다. 한 가지 예로서 '서쪽에 무지개가 서면 소를 강가에 내 매지 마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였다. 중국에서는 무지개는 연못의 물을 빨아 올려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에 반해 아메리카인디언들은 물을 빨아 올리므로 가뭄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관측된 무지개는 2017년 11월 27일 대만의 타이베이에서 관측된 것으로 9시간 내내 무지개가 떠올랐다. 또한 무지개는 미국 하와이주의 상징이다. 공식 별명도 '레인보 스테이트(Rainbow State)'이다.

흔히 이상향에 가는 매개체로서 무지개 다리가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땅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무지개가 아치 형상의 다리를 연상시켜서 그런 것인 듯 하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다'라는 말은 죽음의 완곡한 표현으로 주로 키우던 반려동물의 죽음을 말하는 표현이다. 인간으로 말하면 '요단강 건너다'란 말과 같은 뜻이다. 2015년부터는 8월 28일을 떠나간 반려동물들을 추모하는 '무지개 다리의 날'로 부르고 있다. 무지개가 아치 형상의 다리를 연상시켜서 그런 것인 듯 하다. 또 평화를 상징하는 깃발로도 무지개 깃발이 쓰이는데 평화를 상징할 때는 빨간색이 제일 아래에 있다.

몽골이 '솔롱고스'라고 부르는 나라가 있다. 중국이면 중국, 일본이면 일본으로 부르는데 비해 유독 무지개란 뜻인 '솔롱고스'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불리는 곳은 바로 우리나라다. 우리나라를 그렇게 부르게 된 유례는 13세기 몽골이 고려를 침략할 당시 몽골 병사들이 고려에 뜬 무지개를 보고 나서 '무지개의 나라'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솔롱고스'라고 부르는 것은 좋은데, 유래를 듣고 보니 웬지 떨떠름해진다. 2011년 개봉한 박해일 주연의 영화 '최종병기 활'과 요즘 방영되고 있는 모 방송사의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생각난다.

고려 때에 몽골의 침입은 총 6차, 11회에 걸쳐 이뤄졌다. 고려는 항전을 위해 수도를 강화도로 천도한 적도 있을 정도였다.

이런 몽골의 침입으로 우리 민족은 지옥 같은 30년을 보내야 했다. 전쟁의 피해는 실로 막심했다. 대구 부인사에 보관하고 있던 대장경의 판목과 경주 황룡사 등이 불타버리는 등 귀중한 문화재도 많이 잃었다. 이 무렵 고려인들은 몽골을 물리치기 위해 팔만대장경을 만들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무지개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무지개 발생 일수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말이다. 원인은 대기오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무지개의 감소는 한반도 대기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징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의 스모그와 황사가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무지개를 더 보기 힘들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혹 우리 후손들이 무지개를 못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우마저 생긴다. 지구 대기오염으로 인한 기후위기는 지역별·국가별·계층별 불평등을 가속화한다. 일정한 선을 넘어서면 쉽게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자연환경인 것이다. 무지개가 사라지는 것도 기후 위기의 하나가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무지개와 관련된 유명한 그림으로는 영국의 낭만주의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1829~1896)의 '눈먼 소녀'가 있다. 이 그림에는 자매로 추정되는 시각장애인 언니와 여동생이 등장하는데, 둘은 소나기가 지나간 후 노란 들판 위 짚 더미에 손을 잡고 앉아 있다. 동생은 쌍무지개를 바라보고 있고, 언니는 온화하게 눈을 감고 대지의 내음과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있는 듯 하다. 그녀는 눈 대신 마음으로 평화로운 들판과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작품은 앞을 못 보는 소녀를 통해 오히려 눈뜬 사람들의 무뎌진 감각을 일깨웠다고 평론가들은 평하고 있다.

하와이 태생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독립운동가인 브라다 이즈(Bruddah Iz)가 거구의 몸으로 하와이의 전통 악기 우쿨렐레로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연주하는 모습은 무척 이색적으로 보인다. 경쾌한 리듬의 이 노래에 맞춰 무지개 자세를 힘차게 실행해 보는 것은 어떠하실지.

2~3분간 이 자세의 실행으로 온갖 세파에 찌들려 답답하던 마음과 각종 스트레스 등으로 가슴(중단전, 아나하타 차크라)에 울체되었던 기혈들을 확 날려버리는 효과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무지개를 보고 잡으러 뛰어가던 천진난만하고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한 번쯤 회상해 보았으면 한다. 성경 말씀에 있는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니라'는 말은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끝으로 '진리가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 대신에 '무지개 자세 한 동작이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라'라고 바꾸어 말하고 싶다.

무지개 자세. 최진태 작 무지개 자세. 최진태 작

[무지개 자세]

우리 몸 힘의 자리 일곱 군데 모두 자극/더 없이 강력하고 더 없이 역동적인/금강체로 탈바꿈하게 만든다는 아사나

가슴 속 중단전을 시원하게 풀어 주어/소심 초조 불안감도 확 날려 준다 하네/세파에 찌든 심신엔 오아시스 그 자체

무지개 바라보며 잡으러 달려가던/어릴 적 순수함이 한번 쯤 생각나면/팔 다리 힘차게 밀며 돌아보소 그 마음

무지개 등장하는 최초의 문학적 사건/노아의 홍수 얘기 들을수록 흥미롭다/그 님의 크디큰 사랑 말씀 속에 담았구려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몸과 마음을 여는 인문학 오디세이>(도서출판 실천) 저자 gi7171gi@naver.com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몸과 마음을 여는 인문학 오디세이>(도서출판 실천) 저자 gi7171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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