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국면 전환 앞두고 ‘지지율 쇼크’ 빠진 국힘
한국갤럽 총선 전망 조사서 정부 견제론 51%로 지원론과 16%P 차
‘서울서 6개 지역구만 우세’ 당 판세 분석에 동요, 지도부 교체론 재분출
공관위 조기 구성 등 국면 전환 모색 중 변수 발생…김 대표 입장 주목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혁신안 수용 논란 속에 공천관리위원회를 조기에 띄우면서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지만, 좀체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다시 발목이 잡히는 양상이다. 잠시 주춤했던 비주류 측의 김기현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목소리도 재분출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전주 대비 2%P 오른 35%, 더불어민주당이 1%P 하락한 33%로 오차범위 내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내년 총선 결과 전망을 묻는 조사에서 국민의힘에 투표할 의향을 보인 ‘정부 지원론’ 응답자는 35%인 반면, 야당에 투표할 것으로 보이는 ‘정권 견제론’ 응답자는 51%로 나타났다. 지원론과 견제론의 차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 격차인 16%P에 달했다. 이는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여야 후보 격차인 17.15%P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선 참패 이후 대대적인 쇄신을 언급하며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띄우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두 달 동안 여권 지지율은 30% 초중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6개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당 사무처 자체 판세 분석 결과가 최근 공개되면서 당내 동요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해당 분석 결과에서 서울에서 우세인 지역구는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을 등 6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 여권이 참패한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서울에서 확보한 8석보다 적다는 점에서 당내 충격이 상당한 편이다. 당 지도부는 “최악의 경우을 가정한 분석”이라고 해명했지만, 당혹감이 역력하다. 특히 공천관리위원회를 이달 중순께 띄우고, 영입 인재를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등 공천 국면으로의 본격 전환을 통해 혁신안 논란을 돌파하려던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비주류 측은 지도부 책임론의 강도를 높였다. 하태경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권을 주겠다던 혁신위는 결국 김기현 대표의 시간벌기용 꼼수였다. 인요한 혁신위와 당원, 국민 모두 속았다”며 “불출마로 부족하고 사퇴만이 답”이라고 김 대표를 직격했다. 당 고위관계자도 “혁신위의 희생 요구를 받고도 시간을 허비했다”며 “김 대표가 조속히 혁신안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류 측은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는 김 대표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예산안 논의가 한창인 데다, 민주당의 ‘쌍특검’ 추진 등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당 지도부 공백이 생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도 펴고 있다. 당내에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가 ‘주류 희생’과 관련해 전향적인 메시지를 발신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날 최고위에는 그 동안 혁신위 활동을 종합한 최종 보고가 안건으로 올라온다.
한편,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