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어부산 분리매각, 가덕신공항 발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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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항공사 살리는 유일한 대안 꼽혀
산업은행, 신공항 미래 위해 결단 필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장기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을 요구하는 지역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4월 에어부산 항공기를 타고 출국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을 환송하는 장면. 부산일보DB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장기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을 요구하는 지역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4월 에어부산 항공기를 타고 출국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을 환송하는 장면. 부산일보DB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장기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을 요구하는 지역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말 주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대해 올해 안으로 분리매각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을 이미 요구했고, 12일에는 이를 위해 ‘민관협력 TF’까지 꾸린 부산시와 부산상의가 처음으로 조속한 분리매각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산업은행에 전달한다는 소식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양 항공사의 합병을 기다리다가는 그전에 에어부산이 먼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금 에어부산의 처지를 바라보는 부산시민의 마음은 매우 불안하다.

산업은행은 지금까지 에어부산의 분리매각 문제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부속된 하위 안건으로 취급하면서 이를 계속 미루기만 했다. 지역의 요구에는 양 항공사의 합병 절차인 유럽연합 심사를 내세우며 이에 대한 논의 자체를 회피해 왔다. 그런데 관건인 유럽연합의 심사 결과는 당초 예정된 내년 1월에서 2월로 미뤄졌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후엔 미국, 일본의 승인까지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그사이 에어부산의 상황은 모두가 알다시피 급격히 악화 중이다. 지금 손을 쓰지 않는다면 에어부산은 내일의 생존조차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러니 부산 여론이 들끓지 않을 수가 없다.

부산 여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지금으로선 에어부산의 분리매각만이 향후 앞날을 기약할 수 있는, 가능한 유일한 대안이라는 데에는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부산상공계는 이미 에어부산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 의사까지 밝힌 상태다. 여기에 그동안 분리매각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산업은행의 강석훈 회장도 지난달 부산을 찾아 유럽연합의 심사 결과를 전제로 “논의해 볼 수 있다”며 입장 선회를 비쳤다.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에어부산을 그대로 놔둬선 안 되겠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그렇다면 산업은행도 분리매각 방향으로 의견이 수렴되는 에어부산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

산업은행은 에어부산 살리기에 왜 이렇게 시민들이 적극적인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에어부산이 부산 연고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이라는 점도 물론 있지만, 무엇보다 2029년 개항할 가덕신공항의 안정적 운용에 필수 항공사라는 사실이다. 관문공항을 지향하는 가덕신공항에 애초 목표로 했던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본사는 고사하고 지역 항공사조차 없다면 신공항의 앞날이 어떻겠는가. 다행히 분리매각 문제가 공론화하면서 최근 여당 지도부도 부산상의를 찾아 힘을 싣기로 했다니 기대가 된다. 산업은행도 이미 방향성에는 공감을 하는 만큼 가능한 한 빨리 에어부산이 분리매각될 수 있도록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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