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찾는 이재명 대표, '산업은행 이전' 수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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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앞두고 6개월 만에 부산 방문
명확한 실행 계획 통해 시민 마음 얻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부산을 찾는다. 내년 4·10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번 방문은 2030월드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윤석열 정부에 퍼지는 지역의 실망감 등 흔들리는 부울경 지역 표심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지역 전세 사기 피해자와도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국토부와 여당은 약속을 어기고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눈물을 외면하고 있고, 국회 상임위도 말만 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비판해 왔다. 거대 야당 대표로서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방안을 마련하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총선을 4개월 앞둔 이 대표의 부산 방문은 지난 6월 일본 오염수 방류 항의 집회 참석 이후 6개월 만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과 함께 부산을 다녀간 후 일주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방문에서 부산이 왜 엑스포를 유치하려 했는지 그 절실함을 공감해 줄 것을 이 대표에게 진심으로 요청한다. 수도권으로의 심각한 인구 유출과 이에 따른 도시 소멸을 막고, 대한민국의 또 다른 성장축으로 자리 잡기 위한 부산의 진정성을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부산 시민도 이런 절실함을 민주당이 공감하고, 지역 현안에 대한 추진·해결 계획을 밝혀야 내년 총선에서 믿을 수 있는 정당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시급한 현안이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완료이다. 민주당의 노골적인 몽니에 부산 이전을 담은 산은법 개정안 연내 처리가 불투명진 상태이다. 사실상 산은법 개정안 처리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 대표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 법률 개정안의 연내 국회 통과를 당부하기 위한 박형준 부산시장의 면담 요청조차 외면했다. 이 대표는 오히려 동료 의원들을 내세워 산은 이전 논의를 방해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350만 부산 시민 모두에게 등을 돌린 것과 똑같은 의미다. 6개월 만의 부산 방문에서 산은 이전에 대한 명확한 입장 발표를 회피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대표에게 강력하게 촉구한다.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 선거용 수사가 아니라 언제까지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길 바란다. 산은 등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민주당의 약속이자 유업이었다. ‘같은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지방이란 이유로 차별받고 기회를 더 많이 잃고 있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던 이 대표의 약속을 산은 이전을 통해서 증명해야 한다. 산은 이전을 통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이행이 부산에서 민주당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이 대표가 대한민국 수도권 집중을 타파해 국가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국정 철학을 부산에서부터 증명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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