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저출산·고령화 '최악 시나리오’보다 더 심각…OECD 全부문 1위
매번 "출산율 반등" 장밋빛…실제론 '최악 시나리오' 유력
역대 장래인구추계 분석…'중립적' 중위추계 결국은 '희망고문'
통계청이 지난 14일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출산율, 출생아 수, 고령화 속도 등이 통계청이 역대 장래인구추계에서 예상한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장래인구추계에서 중립적인 '중위 추계'를 기준으로 낙관적(고위 추계)·비관적(저위 추계) 시나리오를 함께 제시하는데, 결과적으로는 비관적 시나리오보다 현실은 더 심각한 셈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2060년 인구추계'에서 2022년 합계출산율로 중위추계 1.37명, 저위추계 1.00명을 각각 전망했다. '2015~2065년 인구추계'에서는 2022년 출산율을 중위추계 1.26명으로 하향조정했지만, 저위추계에서는 1.09명으로 오히려 높여 잡았다. 그러나 실제 2022년 우리나라 출산율은 0.78명으로 저위추계 즉, 가장 비관적인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출생아수 역시 통계청 전망치를 밑돌았다.
통계청은 2010~2060년 인구추계에서 2022년 출생아 수를 중위추계 45만 명, 저위추계 32만 명으로 예상했다. 2015~2065년 인구추계에서는 2022년 출생아 수를 중위추계 41만 1000명, 저위추계 35만 1000명으로 각각 하향·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실제 2022년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4만 6000명에 그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조차 크게 밑돌았다.
반대로 고령화 추세는 예상 범위를 뛰어넘어 가파르게 진행됐다.
2010~2060년 인구추계에서 2022년 65세 이상 연령층이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저위추계 17.1%, 중위추계 17.2%, 고위추계 17.3%로 각각 예측됐다. 2015~2065년 인구추계에서는 2022년의 65세 이상 비중으로 중위·저위 각 17.2%, 고위 17.1%를 내다봤다. 하지만 2022년 실제 수치는 17.4%로 더 높았다. 고령화 속도를 가장 빠르게 예측한 시나리오까지 웃돈 셈이다.
출산율 저점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2010~2060년 장래인구추계에서 출산율이 2011년 1.20명(중위 추계)으로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저위 추계 저점은 2026년 0.99명이었다. 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에서도 2016년 출산율이 1.18명(중위 추계)으로 저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됐다. 저위 추계 저점은 2025년 1.07명이었다.
중립 전망에서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제시했지만, 모두 크게 빗나간 셈이다.
이번 2022~2072년 인구추계에서도 중위 저점으로는 2025년 0.65명, 저위 저점으로는 2026년 0.59명을 각각 제시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저출산·고령화는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해도 극적이다.
이번 통계청의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와 유엔(UN) 세계인구전망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연령 구성·부양비·출산율·기대수명·인구성장률 등 모든 부분에서 1등과 꼴등을 번갈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OECD 38개국 기준으로, 한국의 출산율은 2022년(0.78명)부터 2072년(1.08명)까지 최하위를 지키게 된다. 출산율 1.0명을 밑도는 국가로는 한국이 유일하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의 비중은 2022년 71.1%로 38개국 중 가장 높지만, 2072년에는 45.8%로 유일하게 50%를 밑돌게 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72년 47.7%까지 치솟으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게 된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72년 91.1세로 가장 오래 사는 국가가 된다. 우리나라는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도 2022년 40.6명으로 가장 낮은 수준에서 2072년 104.2명으로 OECD 1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