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첫 150만 대 돌파…200만 대 눈앞
고객 취향 신차들과 전동화 모델 인기 덕분
내년말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가동

'2024 북미 올해의 차' SUV 부문 수상도 조기 확정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생산라인 모습.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연간 150만 대 이상 팔리며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신차의 미국 현지 맞춤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11월 미국 시장에서 151만 57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증가한 수치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가 78만 8403대, 기아가 72만 2176대를 각각 팔았다.

이는 1986년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최다 연간 판매 기록이다.

올해 11월 누적 판매량만 으로도 2021년 세운 기존 연간 기록인 148만 9118대를 넘어섰다. 연간 150만 대 달성 역시 처음이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이 기간 6만 2372대를 팔며 연간 최다판매 기록을 확정지었다. 제네시스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고객 취향을 맞춘 신차들과 전동화 모델을 선보였고, 북미 올해의 차 SUV 부문에 현대차그룹 차량이 사실상 확정되는 등으로 역대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2001년 처음 연간 판매량 50만 대를 돌파했고, 2011년 100만 대를 달성했다.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다 2016년 142만 대를 기록한 뒤 2017년부터는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미국 시장 내 수요 감소와 자동차 업체 간 경쟁 심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라인업 부족, 주력 모델 노후화 등이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공급망 위기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은 122만 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는 경쟁 업체들보다 한발 빨리 위기를 넘어서며 2021년 미국 내 판매량을 149만 대까지 늘렸다.

올해는 150만 대를 넘어 연말까지 160만 대 이상의 판매 실적이 예상된다. 미국에서 50만 대 첫 돌파 후 22년 만 에 3배가량 판매 볼륨을 키운 셈이다.

내년 말 조지아주 서배너의 전기차 전용공장(HMGMA)까지 가동된다면 미국서 연간 200만 대 시대도 머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