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제대로 설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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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사업자에 부산BDX컨소시엄 선정
내년 개장과 활성화 차질 없이 진행해야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달 9일 부산에서 열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 행사에서 블록체인 전문가, 업체 대표들과 함께 '블록체인 독트린'을 발표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달 9일 부산에서 열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 행사에서 블록체인 전문가, 업체 대표들과 함께 '블록체인 독트린'을 발표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의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X)를 설립하고 운영할 민간사업자로 부산BDX컨소시엄이 선정됐다. BDX 운영 공모에는 게임 회사 위메이드가 함께 경쟁했는데 지난 14일 열린 평가위원회에서 부산BDX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부산시는 내년 1월까지 운영사 최종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2019년 블록체인특구 지정 후 블록체인 산업생태계를 이끌 앵커 시설로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추진했으나 그동안 운영 주체와 취급 상품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난항을 거듭해 왔다. 늦게나마 민간사업자가 선정된 만큼 BDX 설립과 개장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부산BDX컨소시엄에는 금 자산거래소를 운영하는 기업 아이센트와 정보기술(IT) 기업, 중소형 금융사, 부산 지역기업 등 모두 11개 기업이 합류했다. BDX 운영에 걸맞은 다양한 면면의 기업들과 지역 기반 업체까지 참여하면서 IT·금융·지역 공헌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을 알려지고 있다. BDX는 예탁결재, 상장심사, 시장감시 기능을 분리함으로써 상호 견제를 통한 투자자 보호로 기존 민간 거래소와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거래 상품은 금·은 등 귀금속과 철·석유 등 원자재, 문화 상품 등 거래할 수 있는 실물 자산을 토큰화해 취급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설립과 운영 방향을 거래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에 맞춘 것이다.

문제는 거래소 개장 후 거래 활성화와 함께 블록체인 산업생태계를 이끈다는 설립 취지를 얼마나 달성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BDX 설립과 운영은 100% 민간사업자가 맡는다. 이 때문에 초기 자본 충당을 위한 투자가 지속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중견·중소기업 컨소시엄이 갖는 투자의 한계성이 드러날 수도 있다. 무엇보다 BDX가 거래 상품에서 블록체인 업계가 주로 다루는 가상자산을 배제함으로써 관련 업계와 유리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들 업체들이 BDX 설립에 시큰둥해 하고 있는 이유다. 현물 자산 조각 투자도 최근 핀테크 기업이나 증권업계의 시장 진입이 활발해 BDX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열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에서 2026년 블록체인 도시 부산의 비전을 담은 ‘블록체인 독트린’을 공포했다. 부산형 신원인증과 주민투표를 통해 시민 의견이 시정에 반영되고 디지털자산거래소를 통해 모든 가치가 토큰화돼 거래되고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를 통해 효율화된 금융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명실상부한 블록체인 도시 부산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BDX다. 블록체인 도시 부산의 미래가 BDX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다. 블록체인 도시 부산의 구체적 미래를 보여 줘야 하는 것이 BDX의 과제다. 철저한 시장 분석과 전략으로 제대로 된 거래소의 설립과 운영을 선보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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