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강 한파에 강풍까지, 안전 대책 철저히 마련해야
이상기후 영향 겨울철 날씨 극단적 경향
피해 예방·취약계층 보호에 만전 기해야
지난 주말인 16일을 기점으로 전국에 역대급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18일에도 기승을 부린 강추위는 이번 주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17일 영하 5도를 기록한 부산의 수은주도 이번 주 내내 영하권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원과 경기 등에는 한파경보, 그 밖의 전국 대부분에 한파주의보가 이미 발효 중이다. 한파도 한파지만 강풍까지 동반돼 안전사고 위험성을 높이고 있어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16일에는 추운 날씨 탓에 달리던 KTX 열차의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부산에서도 강풍으로 인해 공사장 구조물이 추락할 뻔한 아찔한 일이 발생한 만큼 한파 피해 예방과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이번 한파는 이상기후와 관련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1월 하순 기온이 아주 낮았다가 12월 기록적인 고온과 폭우가 나타난 뒤, 다시 강추위로 급반전했다. 날씨가 중간이 없는 극단적 변동을 보이는 것은 엘니뇨로 인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 시베리아 서부의 강력한 고기압, 두 세력 사이에 한반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시베리아의 차가운 한파가 한반도를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북극의 기온까지 올라가면 북극 냉기의 남하를 막는 ‘제트 기류’가 약해져 더 지독한 혹한이 겹친다. 북극 기온의 상승은 수증기를 증가시켜 눈을 만들고 이 눈이 햇빛을 반사해 시베리아를 더욱 차갑게 식힌다.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다.
어쨌든 올겨울에는 이상 난동(따뜻한 겨울)과 이상 한파가 극단적으로 교차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한파의 경우 폭설과 강풍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사고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부산에서도 한파와 강풍으로 유리창이 부서지고 공사장 구조물 등이 떨어질 뻔한 위험이 발생하기도 했다. 17일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KTX 열차가 '기온 급강하'를 이유로 서행해 연착하는 일이 발생했고, 16일에는 천안아산역에서 광명역으로 가던 KTX 열차의 외부 유리창에 금이 가기도 했다. 이틀 새 항공기와 여객선의 결항이 속출한 것은 물론이다. 17일 기준으로 전 해상에 풍랑특보, 부산·울산을 비롯한 전국 64개 구역에 강풍특보가 발효된 상황이다.
자연은 엉뚱한 시기에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인간을 시험하곤 하지만 겨울 한파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다. 자연이 보내는 재난 경고음 앞에서 더 이상 미적거릴 시간은 없다. 한파가 재난이 되지 않도록 지자체와 관계기관이 관련 대책들을 상시로 점검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 된다. 특히 쪽방촌 주민 등 한파 취약 계층의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이들의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계량기 동파와 함께 저체온증·동상 등 한랭 질환자 신고도 접수되고 있다. 시민들도 야외 활동 자제 등 개인 건강관리와 안전에 신경을 쓰고 난로·전기장판과 관련된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