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중앙 표지석’ 5년 만에 다시 부암동에 섰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북위35도 동경 129도로 알려져
동평초등생 호기심에 위치 파악
기존 상징물은 재개발로 철거돼
부산진구, 공원 조성해 새 표지석
좋은 기운 명당 관광지 발전 도모

지난 22일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부산정중앙공원에 세워진 정중앙 표지석. 부산진구청 제공 지난 22일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부산정중앙공원에 세워진 정중앙 표지석. 부산진구청 제공

부산 정중앙 지점을 알리는 상징물이 5년 만에 귀환했다. 부산 중심에 있던 표지석이 아파트 재개발로 철거된 후 인근 공원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좋은 기운을 준다고 입소문 났던 ‘정중앙 표지석’이 다시 부산 명소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부산 부산진구청은 부산진구 부암동 520-3 일대에 부산정중앙공원을 만들었다고 24일 밝혔다. 공원 중심에는 ‘부산 정중앙’ 문구를 새긴 폭 4.1m, 높이 3.3m 표지석이 놓였다. 공원은 녹지 공간을 포함해 480㎡ 규모다. 부산 정중앙 표지석은 2018년 철거됐다가 지난 22일 인근 지점에 다시 세워졌다. 아파트 재개발로 사유지에 있던 기존 상징물이 사라졌고, 5년 만에 새 표지석으로 교체된 것이다. 부산진구청 관계자는 “옛 표지석은 북위와 동경으로 측정한 부산 정중앙 지점에서 5m 안쪽에 있었지만, 새 표지석은 50m 이내에 설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문구는 ‘이곳이 우리 부산의 정중앙입니다’에서 ‘부산 정중앙’으로 바뀌었다.

부산 정중앙 지점은 2001년 SBS ‘호기심 천국’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당시 부산진구 당감동 소재 동평초등 학생이 제작진에게 엽서를 보내 ‘부산 정중앙 지점을 알고 싶다’고 의뢰했고, 부산대 도시문제연구소 등이 위치 측량에 나섰다. 결국 부암3동 548-12에 ‘북위 35도 10분 4초, 동경 129도 2분 17초’가 부산 정중앙 지점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지리적 중심지로 여겨진 서면교차로에서 직선으로 약 2km 떨어진 곳이었다.

2012년 부암3동 단체협의회는 정중앙과 근접한 곳에 표지석을 만들었고, 이곳은 ‘소원 성취’를 위한 명당으로 떠올랐다. 돌을 만지면 건강과 재물이 찾아오고, 직장인은 승진하며 학생은 성적이 오른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이라고 알려지면서 표지석을 찾은 방문객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 정중앙 지점 일대는 금정산에서 이어진 백양산 좌청룡 기운을 받는 장소라는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닭이 둥지에서 알을 품는 형상’(금계포란형) 중 알을 낳는 자리로 꼽히기도 했다. 두 요소가 건강, 행복, 재물, 효자 자손 등과 관련한 소원 성취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부산진구청은 새로 만든 부산 정중앙 표지석을 예전처럼 명소이자 관광지로 다시 발전시키려 한다. 먼저 한국관광공사와 협업해 부산 정중앙을 상징하는 캐릭터 ‘부중이’를 만들었다. 노란 닭인 ‘부중이’는 푸른 산을 형상화한 벼슬과 강렬한 눈매, 알을 품은 듯한 배 등으로 용맹하고 영험한 기운이 솟아나는 특징을 표현했다. 다른 장소에 보관 중인 기존 표지석도 향후 부산정중앙공원에 옮길 예정이다. 부산진구청은 오랜 시간 영험한 기운이 있는 상징물로 여겨진 만큼 공원을 찾는 방문객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부산정중앙공원은 조경 작업 등을 마무리하면 곧장 개방된다. 공원 조성 기념행사는 이달 28일 열린다. 부산진구청장, 구의원, 주민뿐 아니라 부산시장, 지역구 국회의원, 시의원, 부산관광공사 사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공원 조성 비용은 부산 정중앙 지점에 아파트를 지은 롯데건설이 부담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