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인공지능 시대… 윤리·저작권 문제도 숙제로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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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학교 표절 사회문제화
미국선 대학 논문 취소 등 진통

지난 7월 13일 미국 동부 작가 조합의 회원들이 뉴욕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사무실에서 피켓을 들고 AI의 저작권 침해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7월 13일 미국 동부 작가 조합의 회원들이 뉴욕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사무실에서 피켓을 들고 AI의 저작권 침해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동아대 전자공학과 김종욱 교수는 외국 논문을 읽을 때나 외국인과 소통할 때 챗GPT를 주로 활용한다. 김 교수는 “최근 외국인 학생에게 입학 거절 메일을 쓴 후 챗GPT를 이용해 정중한 표현으로 다시 바꿔 발송한 적이 있다”며 “해외 최신 논문을 번역하고 요약하는 데에도 챗GPT를 이용하면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 김다혜(32·부산 해운대구) 씨는 최근 챗GPT 앱을 이용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김 씨는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주고받으면 실제 외국인과 대화하는 느낌”이라며 “돈을 들여 전화 영어나 화상 영어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30일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GPT’가 공개된 후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왔다. 2000년대 초 인터넷의 출현에 비견할 만한 사건으로 평가받는 챗GPT의 탄생은 먼 미래 일로만 느껴졌던 인공지능 기술을 일반인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계기가 됐다. 챗GPT는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계 인물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미래 모습을 만드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부산대 김석환 석좌교수는 “챗GPT는 기계의 언어가 아닌 사람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첫 인공지능”이라며 “불이나 자동차, 인터넷처럼 인류 문명에 획기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챗GPT 이외에도 MS의 빙, 구글 바드 등 다양한 대화형 인공지능이 출시되었으며,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나 음악, 동영상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제시하는 인공지능 기술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할수록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초반에는 부정확하거나 편향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 오류 문제가 빈번했다.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오류도 빠른 속도로 수정되고 있지만, 데이터가 부족한 분야에서는 여전히 잘못된 정보가 생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이 생산한 데이터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작가의 고유한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논란도 제기된다.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를 무작위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신문협회는 ‘생성형 AI의 바람직한 뉴스 이용과 저작권 보호를 위한 신문협회 의견’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다. 생성형 AI기업의 뉴스 데이터 학습이 원저작권자인 신문사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이다. 국내 웹툰계에서는 AI를 이용한 웹툰 반대 운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배우와 작가들이 AI 활용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평가와 관련해 윤리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챗GPT로 논문을 작성한 학생들이 졸업 유예 되는 일도 발생했으며, 일부 주의 공립학교는 학생들이 과제를 표절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챗GPT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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