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서관, 고려인 사진전 3차례 전시회
해외 한국다문화 역사가 고려인 사진전을 통해 부산 시민들에게 처음으로 소개됐다.
전시된 작품은 모두 100편으로 사진과 사료들로 구성됐다. 사진과 사료는 월곡 고려인문화관 ‘결’과 아리랑아카이브, 최재형기념사업회가 제공했다.
전시회는 지난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부산 전시장에서 3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열렸다. 첫 회는 지난 11월 7일 중구 신창동 BNK갤러리에서 14일까지 7일간 전시됐으며, 두 번째는 부산외국어대학교 만오홀에서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4일간 열렸다. 마지막 세 번째는 남구 대연동 부산예술회관에서 지난 12~17일까지 6일간 개최됐다.
특히 세 번째는 개막식을 겸한 전시회로 공동주최 기관인 부산시글로벌도시재단(대표 황기식)과 주부산 카자흐스탄 영사관(총영사 아얀 까샤바에브), 주부산 러시아영사관(영사 메드베데바 안나 )등 관련 기관과 외교관들이 다수 참석했다.
전시회는 1937년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를 기점으로 크게 3가지 섹터로 구성했다.
첫 섹터는 강제이주 전의 고려인의 삶과 여정을 담았으며 둘째 섹터는 강제이주와 이주 이후의 삶의 과정을 다뤘다. 세 번째 섹터는 항일 운동가이자 민족지도자인 최재형의 삶과 사상을 다뤘다.
특히 이 섹터는 정착 초기 고려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최재형의 후세 교육관이 잘 드러나 있다. 최재형은 다음세대 리더 교육에 그가 가진 재산의 대부분과 열정을 투자했다. 그의 선각자적인 교육관은 이후 후세들에게 이어져 그들이 어디로 가든지 자녀교육부터 우선하는 고려인의 신념으로 굳어졌다. 우리나라 다문화 정책의 지향점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섹터다.
행사의 기획과 주관을 맡은 행복한도서관 고향숙 관장은 “고려인은 말할 수 없는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딛고 일어선 우리 동포들이다. 그들이 이렇게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위해 교육에 투자하고 문화와 언론을 통해 분명한 정체성과 바른 세계관을 심어준 다문화 차세대 리더 양성에 주력한 덕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땅의 또 다른 디아스포라인 다문화가정이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그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이번 전시회 개최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해외 다문화 역사는 1903년 미국 하와이 이민을 공식적인 시작으로 기록한다. 하지만 함경도 농민 13가구가 러시아 연해주 땅으로 이주한 1863년을 원년으로 삼는 학자들도 상당하다. 고려인 사진전은 하와이 이민보다 40년이 이른 고려인의 해외 다문화 역사를 우리나라 최초의 디아스포라 역사로 규정한다.
고려인은 기근과 학정을 피해, 찬탈된 국권회복을 위해 러시아 연해주 이곳저곳 떠돌다가 1937년 구소련 스탈린에 의해 척박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시련과 아픔의 우리 동포다. 지금은 그들의 3~4세가 그들의 땅에서 어떤 소수민족보다도 잘 정착해 주변의 존중을 받으며 당당하게 살아간다. 사진전은 이들 고려인의 성공적 정착과 번영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해외 다문화의 관점과 시각으로 사진과 사료를 준비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