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변수에 PK 정치권도 복잡해진 셈법
국힘, 사표 방지 심리 자신하지만 긴장
민주, 친낙계 탈당 희박해도 분열 우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100일 앞두고 보수, 진보 진영에서 신당 창당이 본격화되면서 4·10 총선 최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특히 중도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부산, 울산, 경남(PK)에서는 거대 양당이 선거 유불리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에서 지지 정당이 없거나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1.0%로 나타났다. 부울경의 경우 전국보다 0.7%P 높은 11.7%로 집계됐다. 수치만 보면 전국과 큰 차이 없지만 한국 정치의 스윙보트 역할을 해온 서울(9.5%) 인천·경기(11.9%)와 비슷한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PK도 선거 막판까지 표심을 쉽게 예단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부산에서 치러진 최근 4년간 4번(21대 총선, 부산시장 보궐선거, 20대 대선, 8대 지선)의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한 점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더욱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부울경 국민의힘에서는 신당 파장에 대해 그 효과를 축소 평가하는 분위기다. 부산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지만 그간 부산 유권자의 투표 성향을 보면 사표 방지 심리가 강하게 작용해왔다”며 “신당에 대한 저항 심리에 더해 지역구 장악의 한계점 등으로 총선에 다가갈수록 결국 끝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정치인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가진 잠재력은 무시못할 정도”라며 “조금은 지켜봐야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PK 민주당에서도 신당 창당 움직임을 반길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이들이 걱정하는 대목은 반윤(반윤석열) 대오의 분산이다. 윤석열 정권 3년 차에 진행되는 총선인 만큼 PK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고 있는데, 자칫 신당이 이러한 세력을 흡수할 수 있다는 우려다.
같은 기관에서 지난 18~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08명에게 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부울경에서는 부정 평가(매우 못한 45.5 잘 못함 7.5%)가 53.1%로 45.3%를 기록한 긍정 평가(매우 잘함 25.2% 잘함 20.1%)보다 7.8%P 높았다.
이와 관련, 부울경 민주당에선 그간 지역에서 친낙(친 이낙연)계로 분류돼 온 인사들이 실제로 이낙연 전 대표를 따라 탈당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한다. PK 민주당 관계자는 “부울경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따라나설 이들은 원내는 물론 원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걱정스러운 부분은 반윤 여론을 이들이 흡수할 가능성”이라며 “PK 민주당에서도 이들을 대응할 방법은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추후 이준석, 이낙연 전 대표뿐 아니라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 선택’,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 희망’까지 연합하는 ‘슈퍼 빅텐트’가 만들어질 경우 PK에서도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각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