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아오른 청룡의 해, 부산이 다시 뛴다
미쉐린 스타 음식점 출신 셰프
철도공사 부경본부 새내기 25명
코로나 선별진료소 지킨 의료인
대학 진학 이루고 성인 된 학생
꿈과 미래 향해 힘찬 도약 시동
북항재개발 ·산업은행 이전
가덕신공항 건설 등도 속도를
붉은 해와 함께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갑진년 2024년, 부산은 글로벌 허브 도시로 한층 도약하려 한다. 경제·금융·산업·교육 등 각 분야 사람들도 발돋움을 할 채비를 단단히 한 채 새해를 맞고 있다. 역동성과 포용성을 자랑하는 부산 사람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어가며 또 다른 1년을 살아낼 것이다. 새로운 자리에서 2024년을 맞는 부산 사람들의 희망과 각오를 모았다.
2월이면 세계적 미식 안내서인 ‘미쉐린 가이드’ 부산 편이 처음 발간된다. 미쉐린 스타 식당 출신으로 2019년 고향 부산에 고급 레스토랑 문을 연 김재훈(38) 셰프도 미쉐린 가이드 선정을 기대한다. 호주 시드니와 서울에서 일하던 그는 부산에서 레스토랑을 연 후 코로나19 위기를 맞았지만 그동안 메뉴 개발과 투자에 집중했다.
김 셰프는 “바다가 있는 부산에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며 “매력이 가득하고 잠재력 넘치는 고향에서 새롭게 도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쉐린 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나를 표현하면서 손님이 만족할 수 있는 요리를 계속하려 한다”고 했다.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도 젊은 식구들을 대거 받아들여 부산을 오가는 많은 이들의 발이 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본부에는 신입사원 25명이 새해 첫 출근을 한다. 신입사원 박종범(27) 씨는 “고등학생 때 서울행 심야 열차를 탄 적 있다”며 “신기한 마음에 컴컴한 창밖을 보며 철도에 애정을 키웠다”고 했다. 그는 “새해부터 선로 정비와 보수를 위한 특수 차량 운전을 맡는다”며 “선로를 항상 최선의 상태로 유지해 안전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이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온 숨은 영웅들도 새 출발을 앞뒀다. 2023년 마지막 날을 끝으로 사라진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끝까지 머문 이들이다. 부산진구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한 이상일(35) 임상병리사는 “대학병원에서 일하다 국가에 보탬이 되려고 2020년부터 선별진료소에서 일했다”며 “일상이 회복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야외에서 더위와 추위를 참으며 일했는데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며 “병원으로 돌아가 수면 분야를 전문으로 다루는 특수병리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해운대구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한 허수미(55) 간호사는 “2021년부터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예방접종센터 등에 있었다”며 “처음엔 너무 힘들었는데 함께 근무한 동료들과 박찬 가슴으로 엔데믹을 맞아 의미가 컸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비슷한 전염병이 돌면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수월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며 “3년 동안 미뤘던 건강검진을 받은 뒤 누군가에게 더 큰 도움이 되도록 자격증 공부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청춘도 있다. 동서대 게임학과에 진학하는 안희웅(19) 군은 ‘3D 애니메이터’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부산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를 빼놓지 않고 관람하며 꿈을 키웠다”며 “과제를 미루지 않는 게 목표이며 게임 그래픽 공부도 많이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부산예고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합격한 이은파(19) 양은 미래 세대에 도움이 되는 무용수가 되려고 한다. 그는 “무용을 늦게 시작해 밤낮없이 연습을 했다”며 “좋은 선생님과 따뜻한 지인들 덕에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무용수로 성장해 지도자가 되고 싶다”며 “무용을 배우기 어려워 고민이 많은 학생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새로운 꿈과 미래를 지닌 부산은 2024년에도 다시 달린다. 여기에 발맞추려면 북항재개발, 산업은행 이전, 가덕신공항·부산영화촬영소 건설 등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4월 총선을 준비하는 정치계와 국가균형 발전에 앞장설 경제계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부산 시민들은 새해를 맞이할 준비가 됐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