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올해 1학기부터 부산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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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수 교육감 신년 기자회견

맞벌이 ‘돌봄 공백’ 해소 기대
방과후학교, 학교 틀 넘어 확대
예체능 중심서 학습형으로 강화
도서관·경로당 등에도 돌봄센터

4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남구 신연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전면 시행 등 2024년 주요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신연초등에는 전국 첫 학교행정지원본부가 설치됐다. 정대현 기자 jhyun@ 4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남구 신연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전면 시행 등 2024년 주요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신연초등에는 전국 첫 학교행정지원본부가 설치됐다. 정대현 기자 jhyun@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을 둔 맞벌이 부부 박 모(41) 씨·김 모(40) 씨의 고민은 새해 들어 깊어졌다. 유치원 하원 시간이 오후 5시였는데 딸이 입학을 하면 하교 시간이 5시간가량 앞당겨진다. 박 씨 부부는 아이 일정을 채우느라 애를 먹고 있다. 학교에서 가능한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고 싶지만,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채우기 어렵다.

박 씨 부부 고민은 늘봄학교가 올해 1학기 부산 모든 초등학교에서 시행되면 상당 부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늘봄학교 전 초등학교 시행은 돌봄 공백과 공교육 강화를 위해 부산시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사업으로 지역 내 어린이 돌보기에 시교육청은 물론 지자체, 대학, 공공기관이 모두 힘을 모으겠다는 취지다. 한 마디로 ‘온 마을이 아이를 교육하는 체제’가 갖춰진다.

시교육청은 올해 1학기부터 부산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를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이날 남구 신연초등학교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늘봄학교 확대 시행과 방과후학교 체제 개편 방안 등을 밝혔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에서 학교 정규 수업 전후에 진행되는 방과후학교와 돌봄 기능을 합한 프로그램이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돌봄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초등 저학년 아이를 둔 부모들은 ‘돌봄 공백’을 호소하고 있다. 초등 입학생의 경우 그동안 오후 4~5시인 유치원 하원 시간보다 훨씬 앞당겨진다. 많게는 5시간 안팎 빨라진다. 상당수 학부모는 가족 도움을 받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들에게 ‘학원 뺑뺑이’를 시키고 있다.

늘봄학교 운영 프로그램으로 포함되는 방과후학교도 대폭 확대된다. 단순 보육을 넘어 교육 기능까지 포함시키겠다는 취지다. 이에 시교육청은 현재 예체능 중심인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다양화 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학습형 방과후학교’를 만들기로 했다. 학교에서만 진행되던 방과후학교의 틀을 벗어나 지역 대학과 공공시설, 행정복지센터 등으로도 폭을 넓힌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이 펜싱과 수영, 승마, 카누, 발레 등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여러 기관과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돌봄센터도 확대한다. 시교육청은 부산시는 물론 16개 구군과 협력해 도서관과 체육시설, 복지시설, 박물관, 경로당, 행정복지센터 등에 돌봄센터를 설치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현재 부산에서는 북구 구포동과 영도구 동삼동, 사하구 다대동, 해운대구 좌동, 기장군 정관읍·일광읍 등 돌봄센터 6곳이 운영되고 있다.

하 교육감은 “오전 중에 모든 학교 수업이 끝나는 초등 1학년을 비롯해 모든 부산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에도 학교에서 질 좋은 교육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강화해 부모와 학생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면 학교 밖이 아닌 학교에서의 교육이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부산 내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추가 대책도 내놨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부산 원도심과 서부산권 264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 격차 해소 대상 사업을 중부산·동부산권 144개 학교에서도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이들 학교에는 총 803억 원의 시설개선비가 투입되며, 고1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한 부산형 인터넷 강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특수학교의 불균형적 배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2029년까지 특수학교 3곳과 특수교육 통합유치원 1곳을 설립하기로 했다. 특수교육만을 전문으로 하는 부산특수교육원도 2028년 설립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이날 신연초등에 전국 처음으로 학교행정지원본부 문을 열었다. 시교육청은 오는 6월까지 임시 학교행정지원본부를 운영한 뒤 영도구 남항초등으로 정식 이전할 예정이다.


늘봄학교란?

학교 안팎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해 초등학생에게 정규수업 시간 전후에 제공하는 통합 교육이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돌봄 교육을 포함한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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