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증권가 뜨거운 감자 STO, 나도 사볼까?
블록체인 토큰으로 조각투자 본격화
각 증권사 플랫폼 구축 움직임 분주
토큰증권이 투자시장을 달구고 있다. 주식시장은 토큰증권 테마주에 들썩였고, 금융기관과 증권사들의 신년사마다 “토큰증권발행(STO) 준비하겠다”는 다짐이 빠지지 않았다.
토큰증권은 실물 자산이나 금융 자산의 지분을 작게 나눈 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가상자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블록체인 토큰으로 조각투자에 참여하면 토큰증권 거래가 된다.
업계는 올해부터 토큰증권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는 유가증권시장에 비정형적 신종증권 시장 개설 등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이는 미술품, 저작권, 부동산 등 자산과 권리에 대한 조각투자 신종증권 거래가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각투자의 가장 효율적인 형태가 토큰증권 거래이므로, 금융위의 조처는 곧 토큰증권 활성화로 받아들여진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이 시작되면 한 해에 시가총액이 34조 원이 되고, 시장은 더욱 급격히 커져 2030년 시가총액은 367조 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국내 1호 조각투자의 흥행도 토큰증권의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매컴퍼니가 진행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사진)청약이 72억 980만 원의 투자금이 몰려, 청약경쟁률 650.23%의 흥행을 기록했다. 국내 첫 번째 조각투자 사례였다.
다만 토큰증권은 일단 장외에서만 거래된다. 한국거래소는 조각투자를 기존 실물증권을 디지털화한 전자증권 형태로 도입하기로 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조각투자는 장외에 맡긴 것으로, 증권사들이 바빠졌다.
지난해 9월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우조각투자 플랫폼 운영사인 스탁키퍼와 한우 소유권에 대한 토큰증권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초 증권신고서 발행이 목표다. 지난해 11월 하나증권은 IT서비스 기업 아이티센에게 100억 원 규모 STO 시스템 구축사업을 발주했고, 올해 하반기 플랫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토큰증권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됐고, 지난해 말 관련 테마주들이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월 5000원 안팎이었던 갤럭시아머니트리 주가는 지금은 1만 950원이 되었다. 블록체인 종합 결재 사업자인 이 회사는 지난해 합작 형태로 ‘한국ST거래’를 설립했다. 아이티센도 토큰증권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이슈가 더해져, 지난해 1월 3000원 후반대의 주가가 1년새 6850원이 됐다.
하지만 최근 토큰증권 관련 주식은 조정기를 거치며 관망의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토큰증권 시장 활성화는 확실시되지만, 업계의 청사진이 언제 실현될 지는 미지수다. 진행 과정에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토큰증권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데, 법안 통과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