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의 장인화 회장 연임 추대 놓고 상공계 ‘파열음’
활력 위해 새 리더십 필요 목소리
“지역 경제 침체에 상의 역할 못해”
겸직 시체육회장 양자택일 주장도
장 회장,이달 중 출마 공식화 전망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부산상의 회장단 추대에 힘입어 연임 의사(부산일보 1월 5일 자 14면 보도)를 처음 밝힌 가운데 이달 중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마를 공식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산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인 만큼 부산상의를 중심으로 지역 상공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7일 부산상의 등에 따르면, 장 회장은 이달 중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마를 공식화하기로 했다. 장 회장은 간담회를 통해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 에어부산 분리 매각 등 굵직한 현안 해결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힐 방침이다.
하지만 장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코로나19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부산 경제가 급속도로 침체됐지만 지난 3년간 상의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다.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까지 물거품이 되면서 부산 상공계의 무력감이 커졌지만, 이렇다 할 후속책이 나오지 않아 침체 분위기가 가속화됐다는 것. 한 상공계 인사는 “지역 상공인의 힘을 한데 모으고 부산상의를 중심으로 부산 경제계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을 열어야 하는데 그런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또 다른 상공계 인사는 “부산상의는 친목단체가 아니다”며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없는 상황에서 추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장 회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부산시체육회장 연임으로 거센 논란이 일었던 상의회장·체육회장 겸직 문제도 자연스럽게 도마 위에 오른다. 장 회장은 2022년 12월 민선 2기 부산시체육회장 선거에 나서 연임에 성공하면서 겸직 논란에 직면한 바 있다. 5800여 곳 부산 기업을 대표하는 부산상의를 이끄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20만 명에 달하는 체육 동호인의 수장 역할까지 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게 비판의 주된 이유였다. 장 회장이 부산상의 회장 연임 의사를 피력하면서 지난해 제기됐던 겸직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체육회장 임기가 3년이 남아 있어 이번에 부산상의 회장 연임에 성공하면 3년 내내 두 단체를 이끌어야 해 일각에서는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 지역 경제인은 “두 단체가 워낙 덩치가 크고 지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 분야에 집중해야 지역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은 1년 전부터 있었다”며 “2022년 체육회장 선거 당선 이후 1년 정도는 겸임이 가능했겠지만, 향후 3년을 겸임하게 된다면 두 단체 모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회장이 인수한 대선조선이 워크아웃 중인 상황도 악재로 작용한다.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상황에서 부산 상공계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경제단체 리더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또 다른 지역 경제인은 “지역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부산상의 회장이 가져야 할 책임이 막중하다”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편 장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18일로 끝난다. 오는 3월 10일 전후로 의원부 구성을 위한 의원 선거가 치러지게 되며, 의원 선거를 통해 선출된 120명을 대상으로 열리는 제25대 부산상의 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 의원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공식 선출된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