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격범 "경제 파탄에도 야당이 이재명 살리기에 집중"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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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문에서 동기 일부 언급한 듯
경찰, 정당법 따라 당적 안 밝혀
이동 차량 차주도 조사 후 비공개

지난 1일 오후 7시 58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숙박업소 근처 CCTV 영상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습격범인 김 모 씨가 포착됐다. CCTV 영상 캡쳐 지난 1일 오후 7시 58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숙박업소 근처 CCTV 영상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습격범인 김 모 씨가 포착됐다. CCTV 영상 캡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습격범이 범행 동기와 관련해 언급한 ‘변명문’에 ‘지난 정부 부동산 폭망, 대북 굴욕 외교 등에 따른 경제 파탄에도 야당이 이재명 살리기에 집중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이 범행 전날인 지난 1일 차량을 타고 창원 한 모텔 앞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된 CCTV 영상도 나오며 공범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경찰도 공범 여부를 수사하고 있지만 이 대표 지지자 차를 얻어 탔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또 신상 공개 여부도 검토 중이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이 대표 습격범 김 모(67) 씨에게 압수한 ‘남기는 말’이라는 제목의 8쪽 분량 글이 경찰에 진술한 내용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7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 전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8쪽짜리 변명문을 제출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경찰은 변명문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일부 내용이 외부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글에서 “윤 정부가 들어서도 이재명이 당대표로 나오면서 거대 야당 민주당이 이재명 살리기에 올인하는 형국”이라며 “이대로는 총선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나라 경제는 파탄 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전날인 지난 1일 김 씨 행적도 공개됐다. 그는 당일 아침 충남 아산에서 출발해 KTX를 타고 부산역으로 이동한 뒤 이 대표가 방문한 김해 봉하마을, 다음 날 방문 예정인 양산 평산마을을 찾았다. 뒤이어 가덕도로 간 김 씨는 인근에서 홀로 모텔에 들어간 뒤 다음 날 오전 범행 현장으로 간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김씨는 지난 1일 숙박업소로 갈 당시 택시 등이 아닌 일반 승용차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일보〉가 현장에서 입수한 CCTV에서 그는 지난 1일 오후 7시 58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인근 한 숙박업소 근처에서 포착됐다. 택시가 아닌 일반 승용차가 모텔 맞은편에 비상 신호등을 켜며 정차했고, 김 씨가 차량 뒤쪽에서 나타나 도로를 건너는 모습이 담겼다. 김 씨는 “처음 만난 이 대표 지지자 차를 타고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도 “차주를 불러 조사를 끝냈다”며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씨 당원 이력 공개 여부에 대해서 경찰은 정당법에 따라 비공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당적이 초미의 관심사이지만, 정당법에는 수사 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된 피의자 당적 정보를 누설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김 씨의 당원 이력은 정치권에서 대략적인 가입 여부 등이 흘러나온 상태다. 정치권과 여야 지지자들이 각종 해석을 내놓고 있어 경찰이 명확한 수사 내용을 발표해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검찰 역시 경찰과 비슷한 입장으로 알려져 김 씨 당적은 기소 후 재판 과정에서 공개될 수도 있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또 김 씨 신상공개위원회 개최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신상 공개 4가지 요건을 어느 정도 충족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위원회 개최 여부는 사건 송치 전까지 결정할 방침이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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