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힘든데 수입 늘린다니”···부산·경남 화훼농가 뿔났다
부산·경남 화훼생산자 연합회, 8일 김해시청 집회
“한국·에콰도르 SECA 반대, 화훼산업진흥법 개정”
“장미 수입량이 10년 새 40배나 늘었는데 또 에콰도르에서 장미가 들어온다니 어찌합니까?”
부산·경남 화훼생산자 연합회(이하 부산·경남 연합회)는 8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와 에콰도르가 맺은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에 반대하고 나섰다.
부산·경남 연합회는 “에콰도르는 장미 생산량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다. 10송이에 3000~4000원에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농가의 경우 현재 7000~8000원에 판매 중인데 이것도 인건비, 자재비, 전기세 등을 고려하면 남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정부의 태도는 우리 편이 아니었다”며 “앞서 콜롬비아, 중국, 베트남과 체결한 FTA 사례에서도 국내 화훼농가의 희생만 강요했다. FTA 체결로 해당 국가에서 들어오는 절화는 최대 100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강조했다.
부산·경남 연합회는 농림축산부 반대로 국회 소위원회에 계류 중인 화훼산업진흥법 개정안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농림축산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화훼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지난해 3월 민홍철(더불어민주당·김해갑) 국회의원이 발의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존 생화에만 적용되던 재사용 화환 표시제가 조화를 포함한 전체 화환으로 확대된다. 또한 판매자는 화환 제작에 사용된 꽃 종류와 원산지, 생화와 조화의 비율 등에 대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부산·경남 연합회는 “이미 국내 화훼 생산 농가와 생산 면적, 생산량은 20년 전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면서 “이제는 전국에 화훼농가가 3000여 곳 존재한다. 이중 농가 700여 곳이 부산·경남지역에 있고 국내 전체 절화의 40%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만 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에콰도르와 협약을 맺어 우리 화훼농가를 죽이려 하고 있다”며 “철저한 피해 현황 조사·보상, 화훼 수급·유통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부산·경남 연합회는 오는 11일 김해시 대동면의 한 거베라 농가에서 화훼 폐기 항의 시위를 벌인다. 22일에는 국회에서 항의 방문·간담회를 진행하고, 26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전국 화훼농가와 함께 항의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