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핵 수술법, 환자 증상·정도 따라 맞춤형 선택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상쾌한병원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치핵을 갖고 있는 사람과 앞으로 갖게 될 사람.” 치핵이 얼마나 흔한 질환인지를 표현한 유머다. 치핵은 항문 내 혈관과 점막이 늘어나 생기는 질환으로, 여러 항문 질환을 총칭하는 치질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50세 이상이 되면 50% 정도에서 나타나며 이 중 10~20%는 수술이 필요할 만큼 심해진다.
상쾌한병원 최정석 병원장은 “세상에 똑같은 얼굴이 없듯 치핵마다 형태가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수술 방법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며 “한 가지 수술 방법으로 모든 치핵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항문에 불필요한 손상을 주기 쉽다”고 말했다.
최 병원장은 현재 대부분 의사들이 사용하는 치핵 수술 방법으로 칼이나 가위, 전기소작기 등을 이용하는 전통적인 치핵 절제술인 결찰 절제술과 특수 장비인 원형자동문합기를 이용하는 PPH·PSH 치핵 수술을 소개했다.
결찰 절제술은 치핵이 발생하는 혈관과 점막을 근원부까지 완전히 제거한다. 치핵을 항문관의 세로축 방향으로 방사상으로 절제해 항문에 손상을 적게 주고, 치핵의 크기와 모양, 개인의 성·연령·직업 등을 고려해 맞춤식으로 절제할 수 있다. 안전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민감한 항문 상피를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 후 배변 시 통증이 심하고 오래 입원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원형자동문합기를 이용한 수술은 특수 장비를 삽입해 치핵 조직을 자동 절제하고 동시에 봉합하는 수술로, 통증이 덜하고 입원 기간이 짧다. PPH(Procedure for Prolapse and Hemorrhoids)와 PSH(Partial Stapled Hemorrhoidopexy) 수술로 나눌 수 있다.
PPH 수술은 치핵 발생 부위 위쪽의 통증이 적은 부위를 원형으로 360도 절제하고 봉합한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지만, 정상 조직도 같이 제거돼 급박변, 만성 항문통증 등 부작용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이와 달리 PSH 수술은 정상 조직은 보존하고 치핵 조직만 선택적으로 절제할 수 있게 고안됐다.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으나 결찰 절제술에 비해 수술 후 재발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최 병원장은 “내치핵만 있거나 내·외치핵이 같이 있는 혼합치핵의 경우 결찰 절제술, PPH 또는 PSH 수술 가운데 의사가 환자에 따라 가장 안전하고 자신 있는 수술을 선택한다”며 “외치핵만 있는 경우는 결찰 절제술, 항문 전체에 탈항된 치핵은 PPH 수술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최 병원장은 “치핵 수술에서는 형태보다 항문의 기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출혈, 괄약근 손상, 항문협착 등을 예방하면서 치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환자의 증상과 정도에 따라 수술 방법을 단독 혹은 병행하는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