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남부권 넘어 일본 규슈까지 품는다”
부산시, 신공항 비전·전략 선포
활주로 늘려 여객·화물 허브 구축
에어부산 거점 중견항공사 육성
항만 시너지로 트라이포트 완성
부산시는 2029년 개항하는 가덕신공항을 활주로 1본의 ‘반쪽짜리’ 공항이 아닌 활주로 2본의 세계 50대 메가허브 공항으로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가덕신공항이 제2관문공항으로서 활주로 2본 건설을 확정지어 국제 여객과 국제 화물을 모두 잡는다는 계획이다.
또 가덕신공항을 24시간 운영하고 100만t 이상의 화물 처리가 가능하도록 부지 30만㎡를 확보해 아시아 복합물류허브 공항으로 만들겠다는 복안도 내놨다.
■아시아 복합물류 허브공항으로
11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가덕도신공항 비전과 전략 선포식’에서 부산시가 ‘남부권 글로벌 관문공항’ 비전 실현을 위해 제시한 4대 추진 전략은 △아시아 복합물류 허브공항 △세계 50대 메가허브 공항 △글로벌 초광역 공항경제권 구축 △지방정부와 함께하는 공항이다.
전략의 핵심은 활주로 2본 확보다. 연 5800만 명이 찾는 세계 50대 메가허브 공항 위상을 갖추려면 활주로 1본 체제로 추진되는 현 가덕신공항 건설 계획으로는 부족하다. 활주로 2본 필요성에 대해 박형준 부산시장은 “항공물류의 95% 이상을 인천공항이 담당하고 있고 이것이 바로 불균형 발전을 가져오고 남부권이 새로운 경제축으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이다”며 “항공화물 100만t 이상 복합물류허브가 될 수 있도록 공항시설 규모 확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항 건설에 더해 인근에 국제복합물류시설 집적과 복합물류 배송센터 유치 등도 이뤄져야 남부권 신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부산시 판단이다. 거점 항공사 확보 역시 부산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박 시장은 “가덕신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지역항공사를 육성해 아시아태평양을 대표하는 중견항공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대상 항공사로는 에어부산을 지목했다. 부산시의회 송우현 의원은 “가덕신공항이 글로벌 물류허브 공항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통합 LCC(저비용항공사)가 아닌 지역거점항공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규슈 품은 글로벌 메가허브 공항
부산시는 활주로 2본 공항이 건설되면 가덕신공항은 국내 남부권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까지 품을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일본 규슈 지역을 주목했다. 남부권 1200만 명, 일본 규슈지역 1260만 명을 합치면 총 2460만 명의 배후인구가 나온다. 인천공항의 경우 수도권 인구 2000만 명을 배후인구로 2019년 기준 전 세계 11위의 글로벌 메가허브 공항이 됐다.
경쟁력 역시 충분하다는 게 부산시 판단이다.
박 시장은 여객과 화물 양쪽에서 가덕신공항이 규슈 지역과 전 세계를 잇는 허브 공항으로 역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객 측면에서는 규슈 거점 도시인 후쿠오카와 도쿄 나리타공항을 잇는 교통편은 10만 ~43만 원의 비용을 들여 110분이 걸린다. 반면 후쿠오카와 가덕신공항을 잇는 환승전용 셔틀노선은 불과 50분밖에 걸리지 않고 비용도 15만 원으로 저렴하다.
가덕신공항은 규슈지역 화물 수요도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신항과 신공항 배후지역이 복합물류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부산항(150개국 600개 항만)과 가덕신공항(미주·유럽노선 포함), 유라시아 대륙철도망까지 이어진다면 아시아 최대, 세계 2위의 트라이포트를 구축할 수 있다. 그야말로 ‘신공항 국제복합물류’ 체계가 완성된다.
부산시는 또 가덕신공항 완공 이후 김해공항을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전환해 2480만 명의 국내 수요를 소화하는 공항으로 만들겠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김해공항 유휴시설은 비즈니스 전시장, 컨벤션 센터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내놨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