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전세사기… 부산진구 ‘전월세 안심 계약 매니저’ 도입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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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공인중개사 15명 매니저 위촉
취약 계층에 무료 상담·계약서 분석

부산진구 ‘전월세 안심 계약 매니저’ 제도로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계약에 대해 상담하는 모습. 부산진구청 제공 부산진구 ‘전월세 안심 계약 매니저’ 제도로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계약에 대해 상담하는 모습. 부산진구청 제공

부산 부산진구청이 끊이지 않는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부동산 안심 계약을 돕는 제도를 정식으로 운영한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공인중개사를 무료로 연계해 주는 제도가 활성화하면 초기에 다양한 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부산진구청은 이달 1일부터 ‘전월세 안심 계약 매니저 제도’를 정식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내년 12월까지 2년 동안 활동할 매니저 15명을 지난 12일 위촉해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부산에서 공인중개사가 안전한 부동산 계약을 돕는 제도를 운영하는 건 부산진구청이 유일하다.

전월세 안심 계약 매니저는 △전세 사기 예방법 △계약서 내용 분석 △입지 분석·지원 정책 등을 안내하고 상담한다. 필요하면 계약 자리에 동행하기도 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산진구지회가 추천한 공인중개사 15명은 전세 사기 등 위험이 큰 부동산을 구별하도록 돕는다. 지역마다 부동산 현황을 잘 파악한 매니저를 선정해 사회 초년생 등 주거 취약 계층에 도움을 주는 구조다.

부산진구청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매니저 제도를 시범 운영했다. 전화와 대면 상담 등 총 45건을 진행했고, 신청자 반응이 좋아 정식 운영을 결정했다. 부산진구는 지난해 10월 ‘전·월세 사기 피해 예방 지원 조례’를 제정해 정식 운영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 12일 부산진구 ‘전월세 안심 계약 매니저’ 위촉식. 부산진구청 제공 지난 12일 부산진구 ‘전월세 안심 계약 매니저’ 위촉식. 부산진구청 제공

부산진구청 토지정보과 관계자는 “그동안 신청자와 상담한 매니저는 건축물대장 등을 보고 권리관계 등을 분석해 물건 위험성 여부를 알려줬다”며 “계약하는 자리에 동행해 통장 계좌, 특약 사항, 미등기 부분 등을 확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면 상담은 구청이 시간당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해도 전화 상담은 무료로 참여하기로 했다”며 “동마다 오랜 시간 활동하며 지역 현황을 잘 파악한 공인중개사들이 봉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산진구는 전세사기 등 부동산 계약 위험이 큰 곳이다. 부산에서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량이 가장 많아 사회 초년생과 1인 가구 등이 부동산 사기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 이번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해 부산 다른 기초지자체로 확대되면 사기 피해 등을 줄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심 계약 매니저 제도는 부산진구에 살거나 거주 예정인 주거 취약 계층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부산진구청 전화나 홈페이지로 신청할 수 있다. 부산진구청 토지정보과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에서도 안심 계약 매니저 제도에 대한 문의가 있었는데, 앞으로도 효과가 크길 바란다”며 “대학교 등에 찾아가 전세 사기 예방 교실 등을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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