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골수 줄기세포로 내 무릎 연골 살린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

초·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 대상
채취한 골수에서 줄기세포 분리
생체 활성물질 분비돼 염증 감소
1시간 내 시술, 회복 속도 빨라
자기 몸에서 추출, 부작용 적어
신의료기술 선정, 안정성 인정

해운대부민병원 노상명 과장이 골반뼈 골수에서 분리 농축한 줄기세포를 환자의 무릎에 시술하고 있다. 해운대부민병원 제공 해운대부민병원 노상명 과장이 골반뼈 골수에서 분리 농축한 줄기세포를 환자의 무릎에 시술하고 있다. 해운대부민병원 제공

나이가 들면 무릎 연골이 점차 닳아 줄어든다. 그 결과 뼈와 뼈가 서로 부딪히면서 염증이 생기고 통증을 유발한다. 무릎 관절염은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65세 이상에서 37.8%가 발병한다. 여성 50.1%, 남성 20.2%로 여성 환자 비율이 배 이상 높다.

관절염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물리치료, 수술적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다. 비수술적인 치료를 먼저 시도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검토한다.

최근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가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해운대부민병원 노상명 과장으로부터 신의료기술의 효과와 안정성에 대해 들어본다.

-무릎 관절염 고위험군은.

“관절염을 유발하는 요인은 나이, 체중, 호르몬 등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많이 써서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나이도 위험 요인이다. 체중도 관련이 깊다. 몸무게가 1kg만 늘어도 무릎에 3~5kg의 하중이 걸린다. 여성의 경우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 감소로 연골 강도가 약해진다. 젊은 환자의 경우 과도한 무릎 사용과 비만이 관절염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어떤 증상이 있으면 치료를 해야 하나.

“무릎 관절염의 증상은 무릎 통증, 부종, 뻣뻣함, 관절의 움직임 제한, 변형 등 다양하다. 무릎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붓고 물이 차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권장한다. 일반적으로 먹는 약, 관절 주사,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요법을 부담 없이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런 치료 후에도 불편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어디가 문제인지, 연골의 손상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정밀검사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술이란.

“수술 전 단계에서 시도하는 비수술적인 치료법이다. 무릎 관절염 환자의 골반 위쪽 장골능(골반뼈)에서 골수를 채취,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후 다시 무릎 관절에 주입하는 시술이다. 환자에게서 추출한 골수 줄기세포가 함유하고 있는 사이토카인과 다양한 성장인자 등의 작용으로 기존 관절 환경을 개선시키면서 동시에 세포 재생을 돕는 역할을 하는 치료다.”

-어떤 환자가 주 대상인가.

“초기나 중기 단계의 퇴행성 관절염과 스포츠 손상 또는 외상에 의한 골 관절염 환자가 대상이다. 연골 결손 정도가 국제표준기준 ICRS 3~4등급, 켈그렌-로렌스 분류법 2~3등급에 해당된다. 연골 손상은 있지만 너무 심하지 않은 상태라고 보면 된다. 연골이 손상됐지만 수술까진 필요하지 않거나, 수술이 어려운 환자, 다른 주사나 약물치료에 호전되는 않는 환자, 젊은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추천된다.”

-효과와 안정성은.

“줄기세포에서 생체 활성물질이 분비되면 염증과 통증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연골 재생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기 때문에 기존의 약물주사보다 효과가 좋다. 환자 본인의 몸에서 채취한 줄기세포이기 때문에 면역반응이나 심각한 부작용이 거의 없다. 보고된 이상반응도 경미한 수준으로 확인돼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와 차이점은.

“2012년부터 줄기세포 치료가 관절염에 적용되었는데 이번에 치료 대상과 적응증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마취 후에 무릎을 약간 절개하고 제대혈 줄기세포를 도포하는 ‘수술’이었다면 지금은 본인의 골수 농축물을 관절강에 주사하는 ‘시술’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전에는 나이 제한이 있었지만 관절염 2~3기에 해당할 경우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다.”

-말기 무릎 관절염 환자는 효과가 없나.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는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이 필요한 초기와 중기 관절염 환자가 적당하다. 연골이 이미 닳은 말기 관절염 환자라면 수술 등 다른 치료법이 필요하다.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를 얻지 못한 말기 관절염 환자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 봐야 한다.”

-시술 과정은.

“먼저 환자의 골반 위쪽 장골능에서 자가골수를 채취한다. 채취한 골수 세포를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분리하고 농축하는 과정을 거친다. 최종적으로 농축된 골수 줄기세포를 추출하여 무릎 관절강 내 통증 부위에 주사한다. 시술시간이 짧아 회복속도가 빠르다. 시술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입원 기간은 1~2일 정도다.”

-시술 후 무릎 관리방법은.

“시술 후에는 무릎 관절에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부기, 멍 등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시술 후 2~3주 정도 지속되며, 점차 사라진다. 무리한 활동은 삼가야 하지만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시술 당일부터 모두 가능하다.”

-관절염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은.

“체중이 늘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튼튼한 근육은 관절에 대한 지지력을 높이고,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균형 잡힌 식사도 관절염의 증상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 관리는 통증 개선과 관련이 깊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