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화포천 습지에 재두루미 첫 집단 출몰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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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재두루미 150마리
13일부터 화포천 습지서 포착
시 “먹이 활동 좋은 환경 때문”

경남 김해시 화포천 습지에 군집한 재두루미.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시 화포천 습지에 군집한 재두루미.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시 한림면 화포천 습지에서 멸종위기종 재두루미가 군집한 형태로 포착됐다.

김해시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재두루미 150여 마리가 지난 13일부터 화포천 습지에 머물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겨울철 간간이 한두 마리가 오가는 모습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집단을 이뤄 등장한 경우는 처음이다.

재두루미는 주로 러시아와 몽골 등에서 번식하고 겨울이면 한국, 일본, 중국 등으로 이주해 머문다. 전 세계 6000여 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2000여 마리가 우리나라 철원평야와 파주, 연천, 창원 주남저수지 등에서 활동한다.

올해 재두루미 군집이 화포천 습지에서 발견된 이유로는 ‘먹이 활동이 편리한 환경’이 꼽힌다. 재두루미는 물고기와 갑각류, 양서류, 벼, 식물의 뿌리 등을 먹는 잡식성이다. 김해시는 철새들의 먹이 확보와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난해부터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를 시행해 왔다.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는 화포천 습지와 동판저수지 주변 경작자가 자신의 경작지에 보리를 재배하거나 볏짚 존치, 철새 쉼터 제공 등에 참여하면 보상해 주는 제도다.

화포천 습지에는 재두루미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 수달, 참수리, 귀이빨대칭이 4종과 2급인 독수리, 큰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매, 삵 등 19종이 서식한다.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2017년 11월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지난해 9월 람사르습지도시 국내 후보지에 선정됐다.

김해시 이용규 환경정책과장은 “화포천 습지가 람사르습지도시 국내 후보지로 선정된 후 귀한 재두루미가 찾아와 더욱 좋은 징조로 느껴진다”면서 “다양한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화포천 습지 보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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