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 토양, 커피 찌꺼기로 산도 조절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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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10분의 1 지역에 시범사업
커피 퇴비 알칼리 토양 산도 조절

부산 북항친수공원 전경. 부산시설공단 제공 부산 북항친수공원 전경. 부산시설공단 제공

부산 북항 친수공원 토양을 커피 찌꺼기로 만든 퇴비로 산도를 조절하는 사업이 시작된다. 그동안 커피 찌꺼기로 방향제를 만들거나 커피 찌꺼기로 만든 퇴비를 분양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커피 찌꺼기로 공원 토양을 직접 개선하는 사례는 없어 효과가 기대된다.

부산시설공단은 북항 친수공원 일부 구간에 커피 찌꺼기로 만든 퇴비를 활용해 토양을 개량하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북항 친수공원은 매립지로, 일대 식물이 말라 죽는 사태가 일어나 조사해 보니 알칼리성 토양 때문으로 앞서 밝혀졌다.

이에 시설공단은 커피 찌꺼기 퇴비를 북항 친수공원 토양 개량에 활용해 보기로 했다. 커피 찌꺼기 성분이 산성인 만큼 커피 찌꺼기로 만든 퇴비와 알카리성 토양을 혼합하면 산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에 따라서다. 또 커피 찌꺼기 퇴비에는 유기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수목 생육 증진 효과와 병해충 예방 효과가 있다.

우선은 시범사업으로 북항친수공원 4개 구역 중 1개 구역에 도입해 보기로 했다. 전체 공원 면적의 10분의 1 정도다. 북항 친수공원 내에 퇴비장을 만들고 인근 카페에서 수거한 커피 찌꺼기에 미생물, 부엽토, 낙엽 등을 혼합해 약 60일간 퇴비화한 뒤 사용한다.

커피 찌꺼기 퇴비를 활용한 토양개량사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중구시니어클럽과 연계해 일자리가 필요한 노인이 북항 친수공원과 가까운 부산역 카페에서 커피 찌꺼기를 수거하고, 퇴비를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한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카페 1곳당 매일 평균 5kg 정도의 커피 찌꺼기가 나오는데, 북항 친수공원 인근 10곳 카페에서 평일 커피 찌꺼기를 수거하면 1년에 약 1만kg을 확보할 수 있다. 시설공단은 커피 찌꺼기를 퇴비로 활용하면, 일반 퇴비 1만kg을 사용할 때 드는 예산 1000만 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북항 친수공원에 적용한 뒤 연말쯤 실제 토양 변화가 있는지 성분을 분석을 해보고, 효과가 있으면 공원 내 다른 구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시설공단은 커피 찌꺼기를 제공할 참여업체 10곳 내외를 오는 31일까지 모집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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